한국일보

비신자 청년 27%가 “성경은 하나님 실제 말씀”

2014-11-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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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년 간 성경 읽는 시간 늘었다” 도 11%

▶ 현실에 맞는 전략 세우면 복음전파 ‘청신호’

비신자 청년 27%가 “성경은 하나님 실제 말씀”

비신자 청년 중 상당수가 성경을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거리에서 전도활동을 벌이는 크리스천들.

[바나리서치, 밀레니엄 세대 조사]

하나님은 과연 존재하는가. 개인의 삶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성경이 진짜 절대적 창조주의 말씀을 담고 있는가. 과연 예수 그리스도는 믿고 의지하고 따를 만한 가치가 있는가. 그리스도인이라면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진리도 믿음이 없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믿지 못하는데 신앙이 있을 리 없고, 성경이 전하는 메시지도 권위와 신뢰를 주지 못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하고 복음을 전할 때 비신자의 눈높이에 맞춰 접근방식을 찾는 게 중요하다. 이제껏 교회와 교인들이 해 온 것처럼 일방적인 언어와 주장만으로는 설득력을 가질 수 없고 교회의 앞날은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신앙이 없는 젊은이들은 기독교를 어떻게 평가하고, 성경을 무슨 시각으로 보고 있을까. 기독교 조사기관인 바나리서치 그룹이 최근 아메리칸 바이블 소사이어티(ABS) 및 인터버서티 크리스천 펠로우십(IVCF)과 공동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신앙을 갖지 않은 밀레니엄 세대(18~30세) 가운데 성경을 ‘스토리와 충고를 담은, 사람이 쓴 인생의 지침서’로 보는 시각이 45%를 차지했다.


성경의 가치를 극단적으로 무시하는 의견도 많았다. 조사대상 청년층 중에서 19%는 성경이 ‘현대 생활과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는 흘러간 시대의 책’이라고 응답했다. 또 27%는 ‘오랫동안 사람들을 억압하는데 이용돼 온 종교적 도그마를 담은 위험한 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성서의 내용에 대한 비신자 청년들의 인식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무려 50%가 ‘성경에 쓰인 말들은 창작 스토리’라고 대답했다. 중복 답변이 허용된 이번 조사에서 ‘신화라고 본다’는 젊은이들도 38%나 됐으며 36%는 ‘상징적 내용’으로 본다고 밝혔고 ‘역사적 기술’이라는 응답도 30%를 차지했다.

당연히 성경을 읽지도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신자 청년의 62%가 ‘한 번도 성서를 읽은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나마 크리스천 문화가 저변에 깔린 미국의 상황이어서 비율이 비교적 낮게 나온 셈이다.

비신자 밀레니엄 세대의 22%가 공공장소에서 남들이 보는 가운데 성경을 읽는 사람은 ‘정치 성향이 보수적’으고 보인다고 대답해 교회에 대해 정치적 선입견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구식이다’는 대답도 17%나 됐고 ‘자기주장이 강하고 선동적’이라는 답변도 15%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부정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전도에 청신호를 보여주는 답변도 적지 않았다.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현실을 제대로 분석하고 전략적 대안을 갖추면 얼마든지 복음 계승의 문이 열려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성경을 읽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대답한 비신자 청년이 11%나 됐기 때문이다. 이들이 믿지 않는 와중에도 성경을 읽는 이유로는 ‘성경이 아는 사람을 변화시킨 걸 봤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27%로 가장 많았다. 다른 사람이 성경을 읽는 걸 보고 ‘궁금해졌다’는 젊은층은 9%로 낮은 비율을 차지했다. 공공장소에서 성경을 읽는 것보다는 개인적인 관계형성이 전도에 얼마나 결정적 역할을 하는 지를 보여주는 통계다.

이 밖에도 비신자 청년의 27%가 성경이 ‘하나님의 실제 말씀이거나 감동으로 쓰여졌다’고 대답해 교회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전도의 여지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경의 내용에 대해서도 12%가 ‘성스러운 말씀’이라고 대답했으며, ‘사실이다’는 응답도 10%에 달했다. 더구나 성경 내용이 ‘실제 삶과 직결돼 있다’는 의견도 8%나 됐으며 ‘오류가 없다’는 대답이 3%, ‘옳다’는 답변이 2%로 나타났다. 성경 읽기와 관련해서도 성서를 읽으면 ‘격려가 된다’는 대답과 ‘기쁨을 준다’는 응답이 각각 7%를 차지했다.

성경이 영화나 TV물로 제작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은 58%에 그쳤으며 38%가 한 번 이상 관람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성경 구절을 올리는 흐름에 대해서도 33%가 ‘가끔 종교적인 것도 괜찮다’고 답변했으며 ‘감동을 받는다’는 대답과 ‘격려가 된다’는 답변도 각각 9%와 7%를 차지했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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