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금리 내리자 재융자 신청 한 주에 23% 증가

2014-11-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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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은 금리 갈아타는 재융자 급증

▶ 고정금리 한 달새 0.25% 하락

[모기지 금리]

모기지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모기지 금리가 일주일 간격으로 등락을 거듭하며 잠자던 융자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집계 기관마다 소폭의 차이가 있지만 모기지 금리가 4%대 밑으로 떨어지면서 특히 재융자 수요가 쇄도중이다. 은행들은 갑작스런 융자 신청 폭주에 쉴 틈이 없다며 즐거운 비명이다. 일주일 간격으로 모기지 금리가 급락했다가 소폭 오른 것이 오히려 대기 중이던 융자 수요를 일깨웠다는 분석이다. 모기지 금리 동향과 하락 원인, 재융자 및 융자 신청 현황 등을 짚어본다.


◇정부기관 집계 3%대 하락


한동안 잠잠하던 모기지 금리가 일주일간격으로 출렁였다. 오를 것으로 기대됐던 모기지 금리가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더니 일주일 만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모기지 금리에 대기 중이던 재융자 신청이 대거 몰렸고 오름세로 돌아선 금리는 나머지 재융자 수요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다행히 상승폭이 크지 않아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낮은 금리도 갈아타려는 나머지 재융자 수요가 대거 재융자 신청 대열에 합세했다.

올 초부터 4%대를 조금 웃돌던 30년 만기고정 금리는 9월 이후 4.23%를 기록한 뒤 다시 소폭 하락세로 돌아서며 진정 기미를 보였다. 그러던 모기지 금리가 10월 셋째 주(16일기준) 4% 미만으로 가파르게 떨어지더니 2주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프레디맥의 집계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 30년 만기 고정금리는 전국 평균 약 3.97%, 넷째 주는 약 3.92%를 기록하며 올 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재융자에 많이 활용되는 15년 만기 고정금리도 비슷한 동향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셋째 주 3.18%를 기록한 15년 고정금리는 마지막 주에는 약 3.08%로 더 떨어지며 2%대에 진입할 기세다.



◇시중 금리 급락 뒤 소폭 반등

반면 시중 대형 대출은행을 대상으로 조사된 모기지 금리변동은 프레디맥의 집계보다 조금 높고 등락을 거듭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 금리조사 업체인 뱅크레이트닷컴의 집계에 따르면 9월 이후 약 4.3%까지 치솟았던 30년 만기 고정 금리가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지며 4%에 근접했지만 지난달 말 다시소폭 올랐다.

뱅크레이트닷컴의 조사에서는 10월 넷째주 30년 만기 고정 금리는 약 4.05%로 전주의 약 4.01%보다 상승했다. 이같은 모기지 금리 시세는 지난해(약 4.27%)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가라앉은 주택 경기를 살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뱅크레이트닷컴의 집계에서도 모기지 금리의 가파른 하락이 감지됐다. 올 들어 소폭의 등락을 거듭할 뿐 거의 변동이 없었던 모기지 금리가 10월 들어서 갑작스럽게 떨어지면서 융자수요를 자극했다.

뱅크레이트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10월 들어 30년 만기 고정금리는 약 4.27%에서 4.18%, 4.01%로 매주 뚝뚝 떨어졌다.

불과 한 달 사이에 약 0.25%포인트 금리 하락세가 나타나자 융자시장 안팎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유럽발 경제 위기가 금리 하락 촉발

모기지 금리 급락의 시발점은 유럽 발 경제 위기설이었다. 유럽 경제를 힘겹게 떠받치던 독일 경제가 침체설에 빠지며 유로존이 다시 대규모 경제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민감한 소식에 유럽 투자자금이 다시 그나마 안전 투자처로 여겨지는 미국 국채시장으로 순식간에 이동하기 시작했고 모기지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국채 금리 하락을 이끌었다.

여기에 미국 내에서도 경제와 관련 부정적인 소식이 이어지며 주식시장에서 국채 시장으로의 국내 자금이동이 발생했다. 9월 소매판매 부진과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이어졌고 자금이 국채시장으로 몰리며 시중 금리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주일 뒤 유럽 경제 위기와 미국경제 위기설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고 시장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주가가 회복되고 금리 하락세도 진정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 IHS의 폴 에델스타인 디렉터는 “모기지 금리 급락은 시장의 민감한 반응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기업들의 수익 실적이 호전되는 등 경제 회복세가 양호하다”고 분석했다.


◇재융자 ‘미니 붐’

모기지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진 뒤 다시 오름세를 나타나자 가장 빠르게 반응한 곳은 융자시장, 그 중에서도 재융자 시장이다. 그동안 재융자를 계획 중인 주택 소유주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일종의 긴박감이 형성되면서 재융자 붐이 촉발됐다.

모기지 금리 상승 전망에 재융자 기회를 놓쳤다고 판단한 주택 소유주들로부터 재융자에 대한 문의가 융자업체와 은행으로 폭주중이다. 소노마 카운티의 한 융자 업체 직원은 “일주일 사이 무려 약 25건의 재융자 신청을 처리했다”며 재융자 업계 상황을 전했다.

모기지 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재융자 신청건수는 일주일 간격으로 각각 약 11%, 약 23%씩 급증한 것으로 ‘모기지은행업협회’(MBA) 조사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이후 재융자 신청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전체 융자 신청 중 재융자 신청이 차지하는 비율도 약 65%로 급증했다.


◇9월 주택 거래 증가

모기지 금리가 하락하면서 주택 거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주택거래는 금리가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전인 9월 이미 예상 밖의 증가를 기록한 바 있다. 9월 중 재판매 주택 판매는 연율 환산 약 517만채로 전달 대비 약 2.4% 급증했다. 전달인 8월 주택 판매가 부진한 탓도 있지만 당시 모기지 금리가 낮고 조만간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주택 거래가 여름철을 넘겨서도 이어졌다.

최근 모기지 금리가 9월보다도 더 떨어져 연말임에도 불구하고 주택 경기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서 이미 낮은 금리로 갈아타려는 재융자 수요가 시장에 넘치고 있는 가운데 주택 구입 신규 대출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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