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크리스천 어머니들은 더 피곤하다

2014-10-08 (수)
크게 작게

▶ ■ 무자녀 여성-어머니 비교조사

▶ 여성들 76%가 “자신 삶에 만족” 긍정 답변 불구, “휴식 부족” 어머니 70% , 무자녀 여성은 58% 뿐, “친구보다 자녀 잘 키워”는 기독여성이 13배 많아

크리스천 어머니들은 더 피곤하다

크리스천 어머니는 가정과 일, 교회를 돌보라 피곤하다. 사진은 밀알선교합창단의 공연 모습.

‘여자는 약하나 엄마는 강하다’고 했던가. 하지만 자녀를 키우는‘어머니’는‘여자’보다 몇 배 피곤하다. 더욱이 크리스천 어머니는 신앙적 사명과 교회 사역의 참여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가족과 믿음, 직장 업무, 친구 관계, 건강과 개인적인 소망까지 챙길 것은 많지만 실제 투자할 시간과 에너지는 태부족이다.


크리스천 조사기관인 바나리서치는 최근 자녀가 없는 여성과 어머니를 구분해 가족과 교회, 직업 커리어와 커뮤니티에 대한 만족도와 스트레스 등을 조사했다. 이 결과 일단 3분의2(76%)에 해당하는 여성이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속사정은 사뭇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다수(59%)의 응답자들이 가정생활과 일 사이에서 불균형이 심하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더구나 미취학 아동을 자녀로 둔 경우 62%로 수치가 높아졌다.


무자녀 여성과 어머니 간의 차이도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항목에서 어머니는 80%가 ‘그렇다’고 대답했지만 자녀가 없는 여성은 72%에 그쳤다. 또 어머니의 경우 70%가 ‘휴식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했지만 자녀가 없는 여성에서는 58%에 불과했다.

아이를 양육하는 어머니들은 10명 중에 7명꼴로 ‘가정에 가장 시간을 많이 쓰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 다음으로는 10명중 2명이 ‘직장 업무’를 꼽았다. 그러나 이 역시 현실과 소망 사이에 괴리를 보여주고 있다. 자녀를 키우며 직장에 다니는 여성의 경우 가족 다음으로 개인 성장, 교회, 인간관계 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정작 가족의 뒤를 이어 시간을 가장 많이 뺏는 것은 직장이었다. 집과 직장 일에 치여 신앙이나 개인을 돌볼 시간과 힘은 별로 남아나지 않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연히 스트레스나 질병도 자녀를 둔 여성에게서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어머니들 사이에서는 ‘잘 쉬고 있다’는 여성이 30%에 불과했지만 자녀가 없는 여성들은 42%가 여기에 동의했다. 또 ‘육체적으로도 스트레스가 심각하다’는 응답도 20%대 12%로 격차를 보였다. ‘직장 일에 너무 시달린다’는 대답도 어머니가 31%였던데 비해 무자녀 여성은 25%에 그쳤다.

다른 여성과 자신을 비교하는 항목에서도 아이를 둔 여성이 불만이 컸다. ‘다른 여자의 삶이 더 나아 보인다’고 대답한 어머니는 14%였지만 무자녀 여성에게서는 절반인 7% 밖에 되지 않았다. 또 직업적인 불만족도에서도 21%대 11%, 재정적 불안감에서는 22%대10%로 각각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이 높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생활에 만족한다’고 답변한 어머니들은 61%에 달했다. 교회와 관련해서도 자녀를 둔 여성들이 보다 열성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에 더 깊게 참여하고 싶다’는 항목에서 자녀를 둔 어머니와 그렇지 않은 여성 사이에서 24%와 22%로 차이를 보였다.

크리스천 여성과 비기독교인 여성의 만족도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드러났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친구와 자신을 비교할 때 ‘친구의 상태가 더 나아 보인다’고 대답한 기독교인 여성은 비기독교인보다 무려 11배가 많았다. 또 ‘다른 사람 계정이 더 창조적인 것으로 보인다’는 답변도 10배가 높았다.

하지만 삶의 기본적인 가치관에 대해서는 크리스천 여성이 훨씬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친구보다 아이를 더 잘 키우고 있다’는 대답이 13배나 많았으며, 자신의 외양이나 전반적인 삶의 질도 더 낫다고 여기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바나리서치는 “여성들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헷갈리고 있다”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 생활 속에서 교회는 사람들이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기본적인 틀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여성의 교회 사역과 신앙적 소명에 대해서도 전통적인 시각을 교정할 필요가 크다고 강조했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walkingwithj@gmail.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