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업/ 토마스제퍼슨 중학교 7학년 김채원 양
2014-10-06 (월) 12:00:00
"세상과 단절된 세상 사람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나눠주고 싶어요."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생존한 인디언 체로키족을 매년 찾아가 말동무가 되어주며 기쁨을 전달하는 여중생이 있다.
뉴저지 페어론에 있는 토마스 제퍼슨 중학교 7학년에 재학 중인 김채원(미국명 펄·사진)양은 올해로 8년째 인디언 부족인 체로키족을 찾아가 이들을 돕고 있다.
미시시피 강 유역 인근에 살았던 체로키족은 18세기 영국과 미국으로부터 자신의 땅과 문화를 지키기 위해 전투를 벌이다 19세기 미국 군인들의 무자비한 탄압 속에 오클라호마 주로 강제 이주됐다. 이주하는 과정에서 추위와 배고픔 속에 8,000여명의 사상자가 난 고통스런 역사를 지닌 부족이다. 현재는 미국 내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연방법이 닿지 않는 주거제한으로 묶여있는 특별 구역이다.
목사 가정에서 태어난 김양은 킨더가튼 시절부터 선교활동으로 체로키족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됐다. "처음엔 봉사활동으로 어른들을 따라가는 게 전부였다"는 김양은 "점차 그들의 역사적 배경과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이해하면서 그들에게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양은 "이 지역은 법의 효력이 닿지 않아 마약거래는 물론 알콜중독과 도박 등으로 찌들어 있는데다 주민의 80%가 일자리 없이 빈곤과 질병, 고립 속에 살아가고 있다"며 "일 년에 한번 하는 방문에도 너무나 반가워하고 기뻐하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할 때가 많다"고.
김양은 해마다 노인복지센터나 양로원을 들러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손발을 닦아주고 네일케어도 해주고 있다. 빈민가정에도 방문해 낡은 주택에 페인트를 칠해주거나 실내외 청소를 하는 등 육체적으로 힘든 일도 마다치 않는다.
지난 3년 동안에는 페루와 콜롬비아 등 남미 국가 빈민촌을 방문해 아이들과 놀아주고 만들기 수업에 함께 하기도 했다. 김 양은 "여기 아이들은 신발도 제대로 안 신고 다닐 만큼 어려운 환경 속에 살고 있어요. 제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느끼는 동시에 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 사람 한사람의 웃는 모습과 이들이 손을 꼭 잡으며 고맙다는 인사를 할 때마다 뿌듯함과 함께 자신이 큰 사람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한다. "나는 아직 13살 밖에 안 된 소녀지만 나 한사람의 노력으로 다른 사람의 삶을 다르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봉사활동을 통해 배우고 있다"며 "나와 내 가족만이 아닌 타인을 걱정하고 우리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공존’을 배울 수 있는 훌륭한 시간이 된다"고 나이답지 않은 의젓함을 보였다. <김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