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셀러 짜증나게 하면 결국 나만 손해

2014-05-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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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도 혹시 ‘꼴불견’ 바이어?

▶ 집 보러간다 약속하고 연락 없이 안 나타나, 자기 집처럼 노크 없이 문 열고 침대에 눕고, 페인트·카펫 등 하찮은 것에 이것저것 트집

셀러 짜증나게 하는 ‘진상, 꼴불견’ 바이어 유형, 결국 손해 자신에게 돌아가 집을 파는 과정은 셀러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다. 좋은 가격에 집을 팔아야 하는 것도 걱정이지만 이사 갈 집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런데 만약 바이어까지 비협조적으로 나온다면 셀러의 스트레스는 최고조에 달하기 쉽다. 주택거래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려면 셀러와 바이어 간 손발이 척척 잘 맞아야 한다. 어느 한쪽이라도 자기 이익만 챙기려다 보면 다른 한쪽의 스트레스 레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 주택시장이 바이어에게 조금씩 유리해지면서 셀러를 힘들게 하는 바이어가 다시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집 보러 오겠다며 감감 무소식

셀러들이 가장 먼저 꼽은 무례한 바이어의 행동은 집을 보러 오겠다고 약속해 놓고 나타나지 않는 것. 집을 빨리 팔기를 원하는 셀러들은 바이어가 집을 보러 오기 전 지저분한 물건을 치우는 집안 청소는 기본이다.


집이 팔릴 때까지 가능하면 물건을 어지럽히지 않고 최소한의 물건만 내놓고 생활하는 바이어도 많다.

또 집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셀러가 바이어 방문 시간에 맞춰 잠시 외출해 집을 비워두기도 하고 리스팅 에이전트가 직접 방문에 문을 열어주기도 한다. 그런데 바이어가 한마디 통보도 없이 나타나지 않으면 셀러가 짜증을 내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비즈니스와 관련된 약속에 시간 맞춰 반드시 참석하듯이 셀러 측과의 약속도 반드시 지켜야 원하는 주택 구입도 이뤄진다. 만약 피치 못할 사정이 발생해 집을 보러 가기로 한 약속을 취소해야 한다면 셀러 측에 반드시 사전에 연락해 사유를 설명하면 좋다. 약속 하루나 이틀 전에 연락하면 좋고 적어도 수 시간 전에 연락을 취해야 셀러 측에게 적절히 통보한다.


◇이제 우리 집이야

셀러의 집에서 마치 이미 구입이 완료된 자신의 집처럼 해동하는 바이어도 꼴불견이다. 주택 구입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는 소유권이 이전된 것 아니기 때문에 방문 때 행동에 항상 주의해야 한다. 꼴불견 바이어의 가장 무례함은 셀러의 물품이나 시설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것.

잠가진 문을 노크 없이 열어보거나 침대에 앉거나 누워 보는 행위, 어린 자녀들을 통제하지 않고 이리 저리 뛰어다니게 하는 행위 등은 자제해야 한다.

일부 바이어는 빈 집이라고 해서 화장실을 마음대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만약 셀러가 수도 서비스를 이미 차단한 경우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하찮은 것에 트집

사소한 사항에 트집을 잡는 바이어도 셀러들이 달가워하지 않는다. 특히 셀러나 리스팅 에이전트가 집에 있는 데도 하찮은 사항들을 마치 들으라는 듯이 지적하는 행위는 주택 구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페인트 색상이 유행에 뒤쳐졌다든지 카펫이 오래됐다는 등의 언급은 아예 하지 않는 편이 좋다.

페인트나 카펫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얼마든지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소한 지적으로 셀러의 감정을 언짢게 할 필요가 전혀 없다. 만약 비교적 큰 결함이 있는 것처럼 여겨져도 섣불리 언급하는 것보다 홈 인스펙션 절차를 통해 셀러 측에 결함사항을 전달하는 것이 현명하다.


◇ ‘지적질’ 바이어

명백한 주택 결함사항을 오퍼 제출 때 함께 제출하면 가격을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믿는 바이어가 많다. 결함사항을 자세히 적어 마치 거래 협상에서 이미 우위를 차지한 것처럼 착각하는 바이어가 있지만 대부분의 셀러는 바이어 지적질을 반가워하지 않는다. 바이어의 지적사항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오히려 더 강한 자세로 바이어를 몰아붙이는 셀러가 많다.

셀러 측에게 결함사항을 전달하고 싶다면 직접 전달하기보다 최근 팔린 집들의 자료를 첨부하면서 비교해 보라는 식으로 간접적인 방법이 효과적이다. 만약 정말 구입하고 싶은 집이라면 결함사항에 매달리기보다는 셀러 측에게 장점을 칭찬하는 것이 주택 구입에 훨씬 도움이다.


◇시도 때도 없이 방문

주택 구입 절차가 완료되기 전 대개 3~4차례 집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오퍼를 써내기 전 처음 집을 보러가게 되고 에스크로를 시작한 뒤에는 홈 인스펙션과 ‘최종 주택 상태 점검’(final walkthrough) 때 한 번씩 집을 보러가게 된다. 그런데 일부 바이어는 주택 거래가 완료되기도 전에 너무 잦은 방문을 원해 셀러를 귀찮게 한다.

가구를 주문하기 전에 침실 크기를 재고 싶다면서 오는 바이어도 있고 친구나 친척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요청을 하는 바이어도 있는데 달갑지 않다. 주택 거래 완료 일정에 맞춰 셀러는 부지런히 이사 준비를 하고 바이어의 요청에 따라 필요한 수리를 하느라 바쁜데 바이어가 자꾸 집을 보러 오겠다고 하면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깎아 달라

이미 주택 구매 계약이 체결된 후에 자꾸 ‘할인’을 더 받아 내려는 바이어도 셀러에게는 골칫거리다. 바이어가 구매계약 체결 후 가격 협상을 한 번 더 할 수 있는 기회는 홈인스펙션 결과에 따라서다. 만약 홈인스펙션 실시 후 주택 결함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아예 주택 구매를 취소하든지 아니면 적절한 수리비를 셀러 측에 요청할 수 있다.

일부 시설의 수명이 거의 다 된 것처럼 보여 교체비로 얼마를 요구하는 바이어는 셀러 측의 동의를 얻기 힘들다. 홈 인스펙션 실시 후 셀러 측과 수리비 협상을 진행할 때도 모든 결함사항에 대한 수리비를 요청하기 보다는 셀러 측 이해할 만한 항목에 대한 수리비를 받아내는 것이 현명하다.


◇빨리 빨리

에스크로 클로징을 서두르는 바이어도 셀러의 신경을 거스르기는 마찬가지다. 집을 파는 셀러들의 가장 큰 부담거리는 새 집으로 이사 가는 일이다.

이미 이사 갈 집이 마련된 경우는 덜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새 집을 마련할 때까지 불안하고 이삿짐 정리도 큰 부담이다. 여기에 정해진 에스크로 클로징 일정을 앞당겨 달라고 바이어가 자꾸 독촉하면 셀러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할 수밖에 없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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