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학 기금교수 1호 하버드대 데이빗 맥캔 은퇴 심포지엄
▶ 2대 기금교수 박시내 박사 임용
40년간 ‘한국문학 알리기’ 주력…하버드대 ‘한국문학 기금교수’로 활약
2대 기금교수로는 박시내 박사 임용
미국에서 ‘한국문학 알리기’에 앞장서온 하버드대학 한국학연구소의 데이빗 맥캔(사진) 교수가 은퇴했다. 맥캔 교수의 뒤를 이은 2대 기금교수로는 박시내 박사가 임용됐다.
지난 2일 모처럼 따사로운 봄 햇살 속에 대학 교정에서 열린 한국문학 전공학자들의 토론회는 맥캔 교수의 은퇴를 기념하며 ‘경계를 넘어서(Crossing Borders)’라는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이다.
하버드대학 한국학 연구소(소장 김선주)가 주최하고 같은 대학 동아시아학과와 아시아센터가 공동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한국에서 온 20여명의 학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맥캔 교수의 지도하에 박사학위를 받거나 현재 박사 과정에 있는 학자들이다.
조선시대부터 현대 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가 모두 토론주제였다. 발표를 맡은 학자들이 최근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 한국학과 동양학 전공 교수들이 토론자로 참여해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한마디로 ‘한국학 큰잔치’가 벌어진 것이다.
맥캔 교수는 1966∼68년에 미국 평화봉사단 자원봉사자로 한국에 온 것이 인연이 되어 하버드 대학에서 한국 문학을 공부해 1976년 한국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코넬 대학에서 21년간 재직한 후 1997년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한국문학 기금교수 1호로 하버드로 부임했다. 이후 그는 하버드대학과 북미 지역에서 한국학 진흥 특히 한국문학을 알리는데 남다른 열정을 보여 왔다.
거의 40년에 걸친 학자 생활 동안 한국문학연구서, 번역서, 편집총서, 자신의 시집 등 30권 이상의 책을 출판했다. 최근에는 한국문학 세계화에도 앞장서 왔다.
특히 ‘Azalea(진달래꽃)’이라는 문학저널의 편집인으로 최신 한국문학과 예술작품을 고급영어로 번역해 서구에 알리는 작업을 해왔다. 가장 최근에는 ‘시조 전도사’로도 활약했다. 한국의 시조를 북미의 주류 교육 프로그램에 포함시키려는 노력을 경주해왔다. 이날 회의에 참여한 국제교류재단의 전남진 경영총괄이사는 축사를 통해 "한국문학 진흥에 일생을 바친 맥캔교수의 공헌이 지대하다"고 치하했다.
하버드 대학의 한 관계자는 "1997년 맥캔 교수가 임용될 당시 한국문학은 갓난아이와 같은 상태로 전공자는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지만 지난 10여년간 많은 성장을 이뤄 이제는 전공자만 수십명에 이르며 북미의 많은 대학에서 소장 또는 중견학자들이 한국문학과 한국학을 강의하고 연구하는 단계에 이르게 됐다"고 소개했다.
참가자들은 미국에서 한국 문학의 급속한 성장에는 맥캔 교수와 같은 헌신적이고 혜안을 갖춘 ‘멘토’의 역할이 컸음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국국제교류재단이나 국제교류진흥회(ICF)처럼 한국 정부나 사립재단 등의 기관에서 지속적으로 지원활동을 해온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하버드 대학은 맥캔 교수에 이어 국제교류재단 한국문학 기금교수로 브리티시 콜럼비아 대학에서 조선시대 야담연구로 2012년 박사학위를 받은 박시내 박사를 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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