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멈추지 않는 도전

2014-02-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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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어릴 때 우리가 바라보던 하늘의 달은 신비에 가까웠다. 우리는 달을 보면서 그 속에 계수나무가 들어있다, 토끼가 떡방아를 찧는다는 둥 수많은 상상을 하면서 제각기 꿈을 키웠었다. 그러나 이제는 인간이 만든 과학기술의 발달로 달 표면에 인간이 발을 디디면서 우리가 그동안 갖고 있던 달에 대한 상상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달 탐사에 세계 최초로 뛰어든 미국과 러시아. 두 나라의 치열한 경쟁은 우주과학기술의 발전을 가져오면서 미국은 반세기 전인 1958년 ‘머큐리’라는 우주선 계획으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러시아는 당시 발 빠른 행보로 인류 최초의 우주탐사 계획을 미국보다 먼저 현실화시키는데 성공했다. 1961년 유리 가가린이라는 러시아의 공군 대위가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색갈이 푸른빛”이라고 전하면서 최초의 우주영웅이 된 것이다.


미국은 8년 뒤인 1969년 닐 암스트롱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첫발을 내딛는 역사적인 쾌거를 이루었다. 이 프로젝트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유럽, 중국, 일본, 인도 등으로 이어졌다. 한국에서도 오는 2023년 달착륙선을 한국형 발사체에 탑재하여 달로 보내기 위한 달 탐사계획이 예정되어 있을 정도로 세계 여러 나라가 우주정복에 혈안이 되고 있다. 50년 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던 이런 변화는 순전히 인간의 도전정신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이제는 창조주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생명과학(줄기세포) 분야에까지 접근한 인간의 무한한 도전정신, 그 한계는 대체 어디까지 일까.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선수들이 보여주는 한 장면 한 장면은 모두 하나같이 인간의 도전정신이 만들어낸 최고의 걸작이다. 이들이 펼치는 기량은 실적과 상관없이 모두가 드라마이고 참가선수 모두 인간승리의 주인공들이다.

우리가 이들의 기량과 실력에 특별히 환호하고 감동하는 것은 인간의 한계를 넘나들며 무슨 일이 있어도 이기겠다는 불굴의 신념, 불가능을 모르고 강인함을 추구하는 도전력,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을 벌이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승부근성과 도전정신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오도록 겪은 숱한 어려움과 고통, 남모르게 흘린 눈물, 무수한 고난의 세월 속에서 끝까지 넘어지지 않고 기량과 실력을 닦아 오늘에 이른 선수들, 특별히 한국 선수단 모두에게 찬탄의 박수를 보내며 경의를 표한다,

해발 8850미터의 에베레스트는 오랫동안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미 개척지였다. 1920년 영국의 원정대가 이곳을 정복하기 위해 수차례 도전했으나 실패를 거듭했다. 모두들 포기할거라고 생각할 때쯤 조지 말로리가 다시 일어나 에베레스트로 향한다. “산이 거기 있기에 나는 오른다”고 한 자신의 말처럼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조지 말로리. 그는 3차원정 때 실종돼 끝내 정상에 오르지는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그의 도전정신은 지금도 역사 속에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런 중단 없는 도전이 아닐까.

“내 생애에 불가능은 없다.” 유럽을 정복한 나폴레옹이 알프스 산을 넘으면서 한 명언이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 끝없이 도전하는 선수들을 보면 불경기란 푸념은 구차한 변명일 뿐이고, 고통스럽고 힘들다는 소리는 자신의 미약함을 드러내는 부덕의 소치일 수밖에 없다.

각종 연구소와 학자들의 연도별 예측이 담긴 유엔미래보고서 2040에는 미래의 영화가 현실로 만들 기술이 현재 어느 단계까지 개발되었고 이것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첨단기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조망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급변하는 이 세상에 살아남는 길은 오로지 도전하는 자임을 말해주는 지표나 다름없다.

‘인간의 한계는 끝이 없다. 목표를 향해 끝없이 도전하라. 넘어져도 또 일어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서 끝까지 도전하라’ 이번 소치올림픽 선수들이 또 한 차례 보여주는 확실한 교훈이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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