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생활 쓰레기와 재활용

2014-02-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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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소(자유기고가)

지구는 지금 심각한 환경오염과 자연 파괴로 몸살을 앓고 있다. 더욱이 자원 고갈로 환경 훼손은 갈수록 더 심화될 것이다. 이로 인해 생기는 피해는 어느 특정한 지역이나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종국에는 우리 모두가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자원을 보호하고 환경 훼손을 막으려면 우선 우리의 생활 쓰레기부터 줄여 나가야 하는데 이 작은 일이 몸살 앓는 지구도 살리고 환경오염도 피할 수 있으니 조금씩 아끼고 덜 써서 자원도 절약 할 겸 쓰레기를 줄이는 일 부터 해야겠다.
남편이 일식집을 경영하는 어느 부인은 식당에서 소비한 주류와 음료수 병을 버리지 않고 모았다가 힘들여 가져오기도 한다. 이렇게 모인 빈병과 캔은 청소년들을 돕는데 사용한다. 자원 낭비를 막아서 좋고 쓰레기를 줄여서 좋으며 또 적은 금액이지만 그 돈은 좋은 목적으로 사용되니 일석삼조가 된다.


또 나와 친한 지인의 부인은 경제적으로 매우 여유 있는 생활을 함에도 불고하고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어 생활 쓰레기를 허투루 버리는 일이 없다. 식탁에 오르는 냅킨도 절반으로 잘라서 쓴다.
시장에서 장을 보아 오면 항상 따라 오는 크고 작은 페이퍼 백, 약방에서 약을 넣어준 조그만 봉투, 커피숍에서 커피를 담아준 봉지 등 다양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데 하나도 그냥 버리는 일이 없이 차곡차곡 접어 두었다가 용처에 맞게 적재적소에 재차 사용하고, 어느 때는 세 번, 네 번도 사용한 적이 있다고 한다. 비록 이것이 한 가정의 작은 재활용이지만 모든 사람이 이를 본받아 따라하면 캐나다의 삼림을 보호하고 아마존의 밀림을 보존하여 지구 환경을 되살릴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겠다는 공상도 해본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우리가 한국인이라고 한국만 생각하고 미국에 산다고 미국만 걱정해서는 아니 될 일이다. 이미 이 세상이 지구촌이 된지는 오래 되었기 때문이다. 국가와 민족, 인종과 종교는 달라도 지구 환경과 자연 훼손은 세계사람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풀어 가야 할 공통의 숙제라고 생각된다.

세계가 한 울안이요, 한 집안 한 권속으로 생각하면 한 일터에서 한 일꾼으로 살아가야 할 일이 21세기 현대를 사는 우리의 도리라고 여겨진다. 해방 직후 서울 한남동 남산 밑에 있었던 어느 도량에서 앞마당을 쓸고 있는 나이 어린 수행자에게 마침 그곳을 방문하신 백범 김구 선생이 보시고 “너는 세계의 한 모퉁이를 쓸고 있구나” 라며 기특해 하셨단다.

얼마나 마음이 넓고 크신 분인가, 그래서 우리 민족은 이 어른을 존경하고 우러러 보는가 보다. 우리도 자원과 환경 문제만은 이 어른의 식견처럼 크게 보고 넓게 생각해야 될 일이다. 가정에서 사소한 것 하나라도 덜 쓰고 아끼며 생활 쓰레기를 줄이면, 비록 조그만 일이지만 자원 고갈과 환경 훼손을 막는 바로 그 공통의 숙제를 풀어 나가는 첫 걸음이 됨을 우리 모두가 깊이 자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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