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설과 대보름

2014-01-30 (목)
크게 작게
이인식(동양선교문화연구원 대표/ 목사)

내일이 한국 고유의 ‘설’이다. 음력으로 정월 초하루를 우리는 설이라 부르며 연중 제일 큰 명절로 지키고 있다. 이렇게 설은 우리민족 명절의 고유 명칭이다. 그래서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가 구정의 명칭(The Chines(Lunar)New Year’s Day)을 설(Seol)이라는 이름으로 살려 보려는 것도 바로 이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설의 유래가 무엇이며 또 우리는 왜 이 정월 명절을 설이라고 부르는 것인지 부터 먼저 올바로 알고 지켜야 한다. 이 설에 대한 유래와 그 어원을 풀이한 것들을 보면 설명이 구구하며 해석도 분분하다.


예를 들면
1.사린다-설의 어근을 사린다 라는 말에서 찾아 조심하는 날이라고 풀이를 하고 조심스럽게 첫발을 내어 딛는 날이라 풀이를 한다. 그래서 설날을 한자로 신일(愼日), 즉 삼가는 날이라 했다는 것이다.
2.섧다-설의 어근을 서럽다 슲으다 라는 말에서 찾아 묵은해를 보내는 아쉬운 날이라고 풀이를 하기도 한다
3.낯설다-그 어근을 낯설다 에서 찾아 아직 익숙지 않은 낯선 새 날이라고 풀이를 한다.
4.선다-그 어근을 선다 에서 찾아 선 날 즉 시작되는 날이라고 풀이 한다. 이 선 날이라는 말이 후에 어음화 되어 설날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노력들은 한문자(漢文字)로 적합한 뜻의 말이 없다고 보고 이 말이 순 우리말일 것이라 생각하여 이상과 같이 여러 방법으로 풀이를 해 본 것이라 보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역사적 근거를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 없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놀랍게도 역사적 근거가 확실하며 논리가 분명 한 한 가지 해석을 찾는다. 그것은 한 자로 契 자를 설자(契字 1,맺을 계, 2 나라이름, 글 즉 글안契丹, 北夷族, 3 사람이름 설, 즉 고대 중국 상나라 시조 명, 4 애쓸 결)로도 읽는데 우리와 같은 혈통의 동이 족인 태고의 은나라(혹은 상나라) 시조 이름이 바로 이 글자로 쓰여진 설(契)씨였다는 것이다. 이 설 왕은 황제(黃帝)의 증손인 제곡의 둘째 부인 간 (簡狄)이 현조(玄鳥 제비)의 알을 먹고 잉태하여 낳았다 하여 현왕(顯王) 이라고도 했다.

설(契)은 요(堯) 순(舜) 우(禹) 시대에 등용되어 백관으로 일한 공이 컸기 때문에 상(商)을 봉지(封地)로 받았는데 그래서 후에 이를 상나라라 일컫기도 했다. 이 같이 설 왕의 현명한 정치로 당시에 백성이 평화를 찾았고 그래서 그 후 소위 말하는 성탕(成湯)의 시대가 오게 되었는데 이때에 바로 은(殷)의 성탕(成湯)이 하(夏)의 걸왕(桀王)을 멸하여 천하를 통일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설 황제가 모든 달력을 은력(殷曆)으로 바꾸어 그 직전 왕조인 하(夏) 나라가 정월을 인월(寅月)로 지키던 것을 고쳐 정월을 축월(丑月)로 지키게 하고 그때에 정월을 설 달이라 즉 설 왕의 달이라 칭하게 했으며, 그리고 그 정월 초하루 날을 설날로 정하여 황제의 날로 만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설 전통이 오늘날까지 내려와 우리나라에서 정월 초하루를 설날로 지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구정 명절에 설 명칭을 저 유대인들의 “로쉬 하샤나(Rosh Hashanah)”처럼 달력에 넣어 우리 자녀들이 이 땅에서 긍지를 갖고 떳떳하게 지켜갈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