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노인들 여가공간 더 많이 필요하다

2014-01-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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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 오래 머문다는 이유로 한인 노인들을 쫓아내 논란을 빚은 맥도날드 파문이 일단락돼 다행이다. 대치상태에 있던 업소측과 노인들이 론 김 뉴욕주 하원의원 중재로 19일 전격 화해를 함으로써 문제가 예상보다 빨리 봉합이 되었다. 그러나 씁쓸한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한인노인들이 쉴 곳이 오죽 없었으면 남의 업소에 장시간 머물다가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하는 점에서다.

이번 결과에 우리는 ‘잘 해결됐다’ 라며 안심하고 끝날 일이 아니다. 한인노인들이 모여 여가를 선용하고 즐겁게 지낼 곳을 커뮤니티 차원에서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인노인 최대거주지인 퀸즈지역은 맥도널드 등 외국계 업소뿐만 아니라 한인제과점이나 카페 등에서 삼삼오오 모여 시간을 보내는 한인노인들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는 달리 말하면 노인들이 제대로 여가를 선용하며 보낼 곳이 한인커뮤니티내에 많지 않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한인사회에는 규모가 가장 큰 한인봉사센터(KCS)가 한인노인들을 위해 퀸즈에 코로나센터와 플러싱센터를 운영하면서 브루클린, 브롱스 지역 노인회에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또 퀸즈 플러싱과 엘름허스트 등지에도 한인노인들이 모이는 장소가 있긴 하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전무하기 때문에 불과 소수의 노인들이 모여 장기나 바둑 등을 두는 장소로 활용 될 뿐이다. 외국계 노인을 위한 시니어센터도 있긴 하지만 언어와 문화의 벽이 있는 한인 노인들의 여가선용 장소로는 문제가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은 갈수록 늘어나는 한인노인들에 대한 문제점과 대책의 절실함을 일깨운다. 한인노인들은 한인사회의 어른이다. 이들에 대한 대책은 커뮤니티가 마땅히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노인들을 길거리에서 방황하게 해서는 안 된다. 현 한인사회 여건에서 노인들의 여가선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소대여와 프로그램 실시가 가능한 교계가 앞장서야 한다. 사랑과 커뮤니티 참여, 봉사활동이 기본인 교계가 문을 열고 이 일에 적극 나서는 것은 마땅히 교계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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