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도전과 열정

2014-01-2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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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얼마 전 미국의 한 고등학교 중퇴자가 자신이 만든 인터넷 사이트를 팔아 20대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그는 마이크로 블로그 사이트 ‘텀블러(tumbler)’ 창립자 데이빗 카프였다. 당시 야후 이사회는 카프가 만든 이 사이트를 11억 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카프는 11세에 독학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했으며 15세에 고교를 중퇴하고 홈스쿨링(가정교육)으로 나머지 과정을 마쳤다. 이후 17세 때 일본으로 건너가 프로그래머로 실력을 다진 이후 뉴욕으로 돌아와 2007년 21살의 나이에 어머니 아파트에서 텀블러를 설립했다.


그의 성취는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와 매우 흡사하다. 치과의사 아버지와 정신과 의사인 어머니를 둔 저커버그는 어릴 때부터 컴퓨터에 소질을 보였고 고등학교 재학 중 음악재생 프로그램 시냅스를 제작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AOL의 인수 및 고용 제안을 받았지만 그는 2002년 하버드대학에 입학했다.

저커버그는 대학에서 친구들과 함께 하버드 대학생들끼리 인맥을 관리 할 수 있는 페이스북을 만든 후 다른 대학들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됐다. 그의 주식가치는 대략 100억 달러를 넘나들고 페이스북은 가입자 수가 10억 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단순한 대학내 커뮤니티 서비스로 시작된 이 페이스북의 진정한 가치는 서로 보이지는 않아도 글과 사진을 사용자들끼리 실시간 공유하며 서울에 있는 친구와 뉴욕의 친구사이에, 예를 들면 오늘 점심으로 뭘 먹었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공유와 공개의 힘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텀블러의 데이빗 카프, 그리고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의 공통점은 대학을 중퇴하고 창업할 만큼 모험심이 뛰어났다는 점이다.
이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개개인이 더 많은 것을 공개하고 공유해야 세상이 풍요로워진다면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식의 체계화를 역설했다. 이들의 성공은 한마디로 인류가 상생하고 공유함으로써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시대정신을 가치기준으로 삼은 데서 이루어진 것이다. 남이 흔히 가는 이기적인 길이 아니라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처럼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감으로써 성공을 거둔 것이다. 이들은 모두 끊임없이 노력하며 인류가 공존 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모든 정보와 지식을 함께 나누면서 공존하는 소셜 네트워크(SNS)시대다. 우물 안에 갇혀 자신의 생활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세상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계속 고민하고 찾아내야 한다. 이 시대의 성공은 누가 남과 더 차별된 길을 가느냐에 달려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행히 경제회복을 알리는 청신호가 최근 연이어 켜진다. 하지만 젊은이들의 취업문호는 여전히 바늘구멍이다. 그렇다 보니 이제는 아예 부모 집에서 기거하는 한인 젊은이들이 적지 않은 현실이다. 지금처럼 어려울 때 오히려 빅 제로의 폐허를 딛고 우뚝 일어서 세상을 바꾼 스티브 잡스, 데이빗 카프 같은 인물을 떠올려 봐야 하지 않을까.

이들은 모두 편안한 상황에서 부를 이룬 것이 아니었다. 고통과 위기의 순간마다 남과 다른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낸 것이 기회가 된 것이다. 이들 모두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본 가슴 뜨거운 사람들이다. 즉 남과 달리 획기적이고 창조적이어야만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성공적인 반열에 들 수 있다.

어려운 시기를 살아가는 한인젊은이들이 이들을 본보기 삼아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부와 명예뿐 아니라 인류의 삶을 변화시켜, 세상을 더 좋게 만들어, 그리고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진정한 혁신의 의미를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가진 것은 오로지 창의성과 에너지의 원천인 열정이었다.

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말했다. “열정이 없으면 에너지도 없고 에너지가 없으면 그 어느 것도 창조할 수 없다.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끝까지 싸우고 자신의 꿈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갈 수 있는 최고의 원동력이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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