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새해에는…

2014-01-1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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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수필가/ 두리하나 뉴욕대표)

2014년 새해가 또 밝았다. 또 다른 한 해를 선물로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그리고 이 새해도 아름다운 삶을 장식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시길 기도해본다. 지난 한해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을 떠났다. 우리는 복잡하고 분주한 삶을 살다가도 언젠가는 모두 모은 재물과 명예, 권세 등 모든 유산을 고스란히 내려놓고 빈부귀천 할 것 없이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

그러나 미련한 사람들은 죽는 순간까지도 재물에 욕심을 부리고 자만과 교만, 아집의 보따리를 살아온 연륜만큼 무겁게 끌고 다니다가 한 가지도 소유하지 못한 채 관 속에 누워있는 자신을 보며 조문객들이 슬퍼하는지, 아쉬워하는지, 원망을 하는지, 욕을 하는지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


새해는 특별히 지난해 못다 한 사랑과 긍휼, 용서와 이해, 관용을 통해 아낌없는 나눔을 하라고 하나님이 주신 것이 아닐까, 우리가 세상에 태어날 때는 순서가 있지만 죽을 때는 나이와 상관없이, 예고도 없이 눈을 감으면 영원한 세계로 가기 때문에 아무도 이 찰나적인 진실 앞에서는 모두 유구무언일 뿐이다. 그러기에 이제부터는 겸허한 마음으로 진실되고 정직하게 서로를 위하며 살도록 수정같이 맑은 마음을 갖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하나님은 우리에게 수많은 시간과 날들, 찬란한 태양과 신선한 공기, 시원한 바람, 그리고 맑은 물과 향기로운 꽃, 온갖 푸르른 나무와 싱싱한 채소, 과일들을 우리가 실컷 먹고, 쓰고도 남음이 있게 주셨는데 우리는 이를 깨닫지 못하고 망각하며 살아 왔다.

이 새해에는 진정 우리 모두 겸손한 자세로 낮아지는 연습을 하며 가슴을 열고 잃어버렸던 자신을 찾아 그동안 가족과 형제자매, 그리고 이웃에도 꼭꼭 걸어 잠갔던 무딘 양심의 자물통을 부셔버리고 자아를 깨트려 새롭게 태어났으면 좋겠다. 그래서 믿음과 소망, 사랑이 샘솟는 초원을 다시 건축하여 가장 인간적인 삶을 살았으면 한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 시간과 물질, 정이 듬뿍 담긴 미소를 아낌없이 나누는 새해가 되자.

“주께 두 손 모아 비나니 크신 은총 내리사 밝아오는 새 아침을 환희 비춰주소서“
“주린 자에게 네 심정을 동하며 괴로워하는 자에게 마음을 만족케 하면 네 빛이 흑암중에서 발하며 네 어두움이 낮과 같이 될 것이며 나 여호와가 너를 항상 인도하여 마른 곳에서도 네 영혼을 만족케 하며 네 뼈를 견고케 하리니 너는 물 댄 동산 같겠고 물이 끊어지지 않는 샘 같은 것이라.”(이사야 58장 10-1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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