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청소년들에게 자립심을 키워주자

2014-01-0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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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차일드센터 아동심리 상담가)

2014년 새해가 밝았다. 많은 사람들이 지난해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다짐으로 시작하는 시간이다. 우리의 십대 자녀들도 새해를 맞이해서 더 멋진 자신을 위해 좋은 변화를 결심했을 것이다. 아무리 문제아라고 불리는 아이들도 마음 한 구석에는 여전히 인정받고 싶고, 부모님을 자랑스럽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십대들이 조금 더 스스로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성인으로 자라게 도와줄 수 있을까?

도덕경 17장에 이런 말이 있다. “가장 좋은 지도자는 있는지도 모르겠는 자이며, 그 다음은 부모 같고 기림 받는 자이고, 그 다음은 두려운 자이며, 그 다음은 업신여겨지는 자이다.”


가장 좋은 지도자는 있지만 없는 듯하며, 없으면서도 있는 듯하다. 가정의 지도자는 부모다. 가장 좋은 부모의 리더십은 십대 자녀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가능한 직접적인 간섭과 명령을 줄이는 것이다. 상담실에서 만나는 부모님들에게 자녀가 어떻게 달라지길 바라는지 물어보면 한마디로 말을 잘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학교와 집에서 잘 순종하면 걱정이 없겠다고 한다. 물론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로 키우는 것이 가정뿐만 아니라 학교생활 그리고 사회생활에도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 아이 스스로 자신의 일을 책임있게 그리고 더 나아가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도록 도와주는 것이 궁극적인 자녀 양육의 목표이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스스로 하는 일을 더욱 즐겁게 한다. 뇌구조가 그렇다. 스스로 무엇을 해서 성공하면 도파민이 분비되어 행복감과 성취감을 느끼게 되고, 각종 정보들을 전달하는 뉴런의 연결이 강화된다. 뉴런의 연결이 강화되면 관련된 정보와 지식이 더욱 단단히 연결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그것을 성취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결국엔 더 많은 성취감과 행복감 그리고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즉문즉설로 유명한 법륜스님은 엄마 수업이란 책에서 한 마디로 엄마의 불안이 아이를 망친다고 했다. 우리 모두는 실수와 실패를 경험하며 배우고 성장한다. 하지만 불안한 부모는 아이가 실패하고 실수하는 것에 과민 반응하여 끊임없이 지나친 보호 또는 처벌을 통해 결국엔 청소년들 스스로 해결할 문제를 부모를 위해 해야 하는 것처럼 만들어버린다. 이것이 반복되면 아이들은 점점 수동적으로 되어버리고, 스스로 하는 즐거움과 동기를 잃어버리게 된다.

성인이 되는 준비를 하는 십대일수록 부모들은 한 발짝 물러서서 지켜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명령과 간섭보다는 자녀가 어떤 방법으로 어려움을 이겨낼 것인지 물어보고, 혹시 도와줄 일을 없는지 관심과 지지를 표현한다면 자녀 스스로 일을 해결하는데 조금 더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부모와 자녀의 긍정적인 관계가 있어야 한다.

앞에서 인용한 도덕경 17장의 글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일이 잘 풀리면 백성들은 모두 스스로 한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백성들의 성공 뒤에는 없는 듯하며 있는 현명한 지도자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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