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년사설/ 멈추지 않는 자에게 희망이 있다

2014-01-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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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2014년 새해를 맞았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한해의 묵은 때를 벗어버리고 또 다시 갑오년 새해를 맞는 우리들의 마음은 희망과 설렘으로 한없이 벅차오른다. 올 한해는 어떤 계획과 꿈이 이루어질 것인가. 또 어떤 장벽을 넘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갈 것인가. 기대와 부푼 가슴으로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하면서 우리는 또 오늘 새해 첫 장을 열었다.

그러나 새해의 이런 벅찬 설레임과 달리 우리들의 마음이 편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지난 한해 우리는 몹시 숨가쁘고 가파른 날들을 지나왔다. 국제적으로는 시리아내전, 이집트 유혈사태, 필리핀 태풍사태 등이 숨가쁘게 이어졌고 우리와 연관된 한반도 주변에서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 중국과 일본 간에 영토분쟁이 일어나 동북아 정세가 심상치 않았고 특히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과 북한의 최근 동향은 우리들의 마음을 더욱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북한의 2인자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이 갑작스레 처형되고 “전쟁은 광고하지 않는다”며 예고없는 도발을 암시하는 김정은의 강경발언은 국내외 한국인들을 불안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지난해 미국과 한국에는 여러 가지 변화가 많았다. 미국은 이민개혁, 오바마케어, 국가채무한도 등, 한국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삭제, 국정원 대선개입의혹, 철도노조 파업 등을 둘러싸고 양국 모두 어느 때보다도 이념적 갈등이 증폭됐고, 미국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총기사건이 발생해 수많은 시민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지난 한해 한인사회에서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잇달았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한인사회는 결실이 있었다. 뉴욕주 하원의원과 교육위원, 시장 등을 배출해 한인정치력 신장의 교두보를 확실하게 만들었으며, 한인들의 힘으로 일본군 종군위안부 기림비를 세운 것은 무엇보다 뜻깊은 일이었다. 이런 결실은 모두 한인커뮤니티의 결집력과 저력이 그만큼 커졌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힘을 바탕으로 우리는 이제 새롭게 다가온 2014년을 더욱 알차게 만들어가야 한다. 한인들이 일찍이 맨주먹으로 일군 경제가 지난 한해 최악의 경기침체 상황을 맞으면서 대부분 힘겹게 버티고 있다. 미국의 경제상황은 완만한 회복세라고는 하지만 온기를 체감하기에는 그동안 충분치 않은 나날이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한인사회도 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두움이 짙을수록 빛은 더 밝다고 하였다. ‘희망’이란 두 글자는 고난과 역경이 있기 때문에 수반되는 단어이다. 한인들은 모두 이 고비를 어떻게든 잘 넘겨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기존의 구태의연한 삶의 패턴과 낙후된 경영의 패러다임을 변화하는 시대 상황과 흐름에 맞춰 바꾸어야 한다. 비즈니스는 이제 성장 동력의 다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다행히 이제 미국의 경제가 서서히 긴 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는 희망적인 소식이다. “올해 미국의 실질 총생산량이 2.5% 성장할 것이고, 실업률도 6.8%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등의 전문가들의 경기회복 전망에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계획이 발표되면서 미국의 경기회복 징후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점에서다.

이제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면 고비를 넘길 수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희망은 기다리는 자에게 오는 것이다. 2014년 새해는 한인들 모두 위기에서 살아남아 함께 웃을 수 있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올해는 갑오년 말띠 해다. 아무리 힘들어도 힘차게 일어나 말과 같이 추진력을 갖고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자. 멈추지 않는 자에게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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