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잘못된 한국인의 술 문화

2013-12-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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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돈(법정통역사)

한인들의 인식으로는 술로 빚어진 결과에 관대할 뿐 아니라 거의 책임을 생각하지도 않는 경향이 있다. 한국인의 이런 관대한 술에 대한 인식 때문인지 적지 않은 한인들이 술 때문에 일어난 사고로 형사법원에 입건되고 있다.

한인들은 우선 술을 마시는 목적 역시 다른 인종들에 비해서 인식이 다르다. 한인들은 정신이 나갈 정도가 되도록 마셔야 만족하게 마셨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런 지경에 이르려면 빨리 취해서 이런 지경에 들어서야 함으로 소주나 양주 등의 알콜 농도가 높은 술을 맥주와 섞어서 마시는 폭탄주를 개발해 냈다. 이럴 정도로 마셔야 술을 마셨다고 하는 것이 한국인의 술 문화이다 보니 술로 인해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고 형사법원에도 많은 술과 관계된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TV 뉴스를 통해 자주 보는 소식은 술에 취한 취객이 경찰서로 찾아가 행패를 부리고 심지어는 경찰에게 폭행까지 하는 지경인데도 이를 묵과하고 있는 것을 보여 주었는데 이곳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다. 이런 지경에 이르면 심각한 물리적 제재를 당할 뿐 아니라 형사범죄로 처분을 당하게 되며 특히 경찰에 폭행을 하다가는 까딱하면 총격을 당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한국에서는 술에 취해 일으킨 일에 관해서는 아주 관대하게 생각해주는 것이 사회통념으로 되어 있다. 심지어 법원의 판결에서도 형량을 감형해준다니 말이다.

형사법의 근본 정책이 미국과 한국은 그 뿌리가 달라서 이런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 온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형사법은 독일 형법을 본 딴 일본 형법을 그대로 받아드린 소위 대륙법 전통이라서 소위 형사정책 이론상 형사사건에서 범인의 고의를 유죄의 근본으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범인이 술에 취해 일으킨 사건은 범인의 고의성을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유죄 인정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미국의 형법은 영미법 계열인 객관론 계열인데 이 이론은 사건의 결과를 예측하지 않았고 고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애초에 술을 마시는 것은 그 결과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결과에 책임을 진다는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여 그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는 정책이다.

그중 가장 놀라운 사건이 음주운전에 의한 살인 사건이다. 음주운전 사고로 피해자가 사망하게 되었을 경우에 한국에서는 잘해야 과실치사 정도로 처분하는 것이지만 이곳 미국에서는 이미 몇 개 주에서 살인 사건으로 취급하여 고의에 의한 1급 살인으로 선고를 하고 있다.

실제로 얼마 전 남부의 어느 주에서 한 음주 운전 사고의 사망 사건에서 살인혐의로 유죄를 인정하고 종신징역형을 선고한 사건이 있었다. 피고인인 사고 운전자가 술이 너무 취해 있어서 어떤 사고가 발생했는지 전혀 기억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사정 때문에 몇몇 종교 단체 등에서 감형 운동을 벌였지만 놀랍게도 일반 사회에서 그 반향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니까 살인죄로 종신징역형이 내려진 것에 미국인의 일반적인 사회적 인식은 법원의 판결 정신에 동의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결국 명심해야 할 것은 이곳에서 음주운전은 형사범죄이며 형사범죄 전과로 일생 그 기록이 남겨지며 특히 불법체류자인 경우에는 당장 추방조치에 해당될 수도 있고 앞으로 영주권 취득이나 시민권 취득 절차에서 심각한 부정적 고려 사항이 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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