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살아가면서]Happy Virus(해피 바이러스)

2013-10-3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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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신 용

컴퓨터가 손안에 들어왔다. 우주선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화성을 간다. 화성을 다니는 로봇은 컴퓨터 과학의 결정체이다. 보통 사람들은 이제 스마트폰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친다. 같은 집안에서도 부모와 아이들은 스마트폰으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편한 세상이 되고 있다. 영국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애인 없이는 살아도 스마트폰 없이는 못 산다는 젊은 층이 더 많았다고 한다.

Y2K 의미는 서기 2000년이다. 2000년이 되면 세상이 천지개벽할 것처럼 걱정했던 시절이 있었다. 컴퓨터 시스템이 2000년이라는 날짜를 읽지 못하거나 계산상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었다. 결과는 기우였다.

우리 같은 작은 사무실도 고객들의 정보와 기록을 위해 수백달러짜리 백신을 미리 설치한 적이 있다. 13년 전이나 지금이나 컴퓨터 없이 일을 할 수 없는 세상이다. 인터넷이 안 되면 컴퓨터가 안 되고 일을 할 수 없는 21세기에 살고 있다.


어떤 천재가 컴퓨터 바이러스를 만들었다. 바이러스가 인터넷이나 네트웍으로 전염되면 컴퓨터 기능이 망가진다. 살아 있는 생명체에 바이러스가 기생하듯 컴퓨터를 사용할 때 네트웍이나 인터넷을 통해 컴퓨터 바이러스는 침범한다. 의사는 생명을 구하려고 바이러스를 잡고 어떤 컴퓨터 천재는 컴퓨터 백신을 만들어 일상의 삶을 편리하게 만든다.

독감에 걸리면 바이러스와 한 몸에 사는 것이다. 작은 DNA가 몸속 세포에서 자라면 이것이 바로 병에 걸린 것이다. 박테리아는 바이러스보다 100배 크고 사람 몸의 세포는 박테리아보다 10배 크며 체세포는 머리카락보다 10배 작다고 한다. 머리카락보다 10,000배나 작은 단백질 DNA가 무한정 복제를 통해 살아 있는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마음속의 좋은 DNA는 몸속의 바이러스도 물리친다.

안철수라는 바이러스 킬러가 탄생했다. 의사 안철수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이기도 하다. 그는 수많은 종류의 질병 바이러스를 알고 처방하는 의사이다. 한국 최초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만든 사람이 바로 안철수 교수이다. 의사로는 몸속의 바이러스를 잡고 컴퓨터 기술자로는 컴퓨터에서 바이러스 잡는 백신을 만든 바이러스 킬러이다.

청춘 콘서트는 행복 바이러스가 있는 곳이다. 나쁜 바이러스를 정복한 안철수 교수는 젊은 학생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기 위해 전국을 누비고 다녔다. 나도 그의 청춘 콘서트를 읽기 위해 신문, 잡지를 뒤적였고 유튜브를 찾았다.

그는 어딘가 순진해 보였고 선해 보이는 중년의 멋진 남자였다. 선망의 대상인 의사 직업을 때려치우고 가난한 연구소의 소장노릇을 할 수 있는 도전만으로도 그는 샛별 같은 사람이다. 청춘 남녀에게 그의 강연은 행복이 전해지는 황홀한 콘서트일 것이다.

어떤 식탁에서 누가 “헐”이라며 놀란다. 사실 낯선 말이어서 무심히 들었지만 뜻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 “헐”은 허+얼의 준말이라고 한다. 정신이 나가 있는 상태라는 신조어다. 말도 때에 따라 장소에 따라 듣기도 다르고 느낌도 다를 수 있다. 속담에 어해 다르고 아해 다르다고 하지 않나.

사람들이 모이면 별별 사람이 다 있다. 공연히 만나기가 기다려지는 사람. 그런 사람이 보고 싶다. 공연히 만날까 봐 겁나는 사람. 그런 사람은 무섭다. 봄과 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엄동설한의 겨울 같은 사람도 있다.

시인 이해인 수녀는 시 ‘봄과 같은 사람’에서 10가지의 성품을 말하고 있다. 그중에서 셋을 고른다면 ‘기뻐하는 사람’ ‘명랑한 사람’ ‘고마워 할 줄 아는 사람’을 보고 싶다. 이런 사람들은 옆에만 있어도 행복이 전염될 것 같다.

스마트폰을 지능 상자라고 한다. TV를 바보상자라고 비유한 것 같다. 적어도 먹는 자리에서는 상자를 닫아두는 것이 좋다. 오감이 넘치는 텔레파시가 좋다. 말해서 기쁘고 들어서 반가운 행복 바이러스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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