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노회, 의무 질의 규정 통과
▶ 보수 진영 ‘신앙 양심 침해’ 반발
▶ 다른 입장 목회자 차별 등 우려

장로교단 PCUSA가 목회자 안수를 받으려는 후보자들에게 성소수자 관련 입장을 의무적으로 묻는 규정을 최근 통과시켰다. [로이터]
미국 최대 장로교단인 ‘미국장로교’(PCUSA)가 앞으로 목회자 안수를 받으려는 후보자들에게 성소수자 관련 입장을 의무적으로 묻는 규정을 통과시켰다. 이 조치를 두고 교단 내 성경적 가치에 기반한 보수 신학자들은 ‘사상 검증’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PCUSA는 최근 각 지역 노회 투표를 통해 헌법 개정안 ‘24-C’를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은 교단 헌법인 ‘Book of Order’의 G-2.0104b 조항을 수정해, 목회자 후보자에게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 등 성소수자 관련 이슈에 대한 입장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의무화한다.
교단 내 진보 성향 단체 ‘장로교언약네트워크’(Covenant Network of Presbyterians)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기준 전체 116개 노회 중 86개 노회가 개정안을 통과시켰는데 이는 가결에 필요한 최소 기준인 84개 노회를 넘긴 숫자다. 개정안에 반대한 노회는 45곳이었다. 이 개정안은 오는 7월 4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장로교언약네트워크 사무총장 브라이언 엘리슨 목사는 성명에서 “이번 개정은 교회가 더 깊은 성찰과 진실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성소수자 및 소외된 이들에게도 그들과 함께할 지도자들이 어떤 신학적 입장을 가졌는지 명확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올림피아 제안(Olympia Overture)으로 불린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PCUSA 제226차 총회에서 처음 제안된 바 있다. 당시 함께 상정된 ‘개정안 24-A’는 교단 헌법의 차별금지 조항(F-1.0403)에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을 명시적으로 추가하는 내용으로, 찬성 389표 대 반대 24표로 비교적 무난히 통과됐다.
그러나 목회자 안수 후보의 성소수자에 대한 입장을 의무적으로 묻는 개정안 24-C은 신학적 다양성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교단 내 반대 입장 그룹은 “해당 개정은 PCUSA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양심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성경과 신앙 양심에 따라 성소수자 이슈에 다른 입장을 가진 장로, 목사, 집사들을 즉시 자격에서 배제하고 차별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