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달러와 100달러

2013-09-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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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신 용

개성공단이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여러 달 동안 약 5만명의 직원들이 일없이 놀았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의 한 달 월급은 얼마일까? 금방 짐작이 가지 않는다. 자신의 현실과 비교하면 더욱 쉽게 생각이 안 된다. 최근 기사에 의하면 한국 돈으로 약 4,000원 정도라고 한다. 암시장에서 1달러는 약 5,000원 정도라니 한 달 월급이 1달러쯤 되는 셈이다.

이에 비해 개성공단의 월급은 약 140달러쯤 된다. 이 는 보통 월급쟁이의 약 10년치 월급에 해당되는 아주 많은 돈이다. 평양의 옥류관에는 대한민국에서 온 사업가나 기타 방문객들이 50%가 넘는다고 한다. 중국의 북경에 있는 옥류관에 갔을 때는 90%가 한국 관광객이었다. 미국식으로 보통 20달러 정도를 팁으로 내는데 북한의 입장에서는 이 돈도 엄청나게 많은 액수일 것이다.

전 세계 인구 가운데 3억명은 2달러로 하루를 산다. 세계 인구는 약 70억이라고 한다. 20명 중의 한 명꼴로 하루에 2달러로 생활한다. 믿기는 어려워도 연구 결과는 그렇다. 아프리카에 있는 콩고라는 나라는 하루에 1달러를 벌어서 국민 소득이 360달러에도 안 된다. 미국의 커피 한 잔 값으로 콩고에서는 하루를 산다.


100년 전 미국 GNP는 약 420달러였다. 1900년의 뉴욕 물가와 현재의 물가를 비교한 재미있는 데이터가 있다. 1니켈(5센트)로 살 수 있는 것은 맥주 한 통, 담배 한 갑, 장미 12송이를 각각 살 수 있었다고 한다. 당시에 미국 전체에 자동차 수가 겨우 8,000대였다고 한다. 지금의 국민 소득과 비교하면 1달러의 현재 가치는 약 8,000달러가 넘는다. 뉴욕이 말똥 냄새로 진동하던 그 옛날을 그리워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억만장자는 세계에 2,000여명이라고 한다. 백만장자라는 말이 생긴 것은 약 100여년 전이고 미국에 자동차 수가 약 8,000대라고 했으니까 그 정도의 백만장자가 있었다고 한다. 현재로는 약 700만~800만달러가 있어야 100년 전 백만장자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초갑부는 중간쯤으로는 약 3,000만달러 이상되는 부자를 일컫는다. 세계에는 약 20만명의 초갑부가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도 개인당 국민 소득 2만달러 시대를 넘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개인도 잘 살지만 국력도 엄청나게 많이 성장했다. 잘 살아 보자고 아침부터 동네가 떠나갈 듯 방송했다. 새마을을 만들자고 길이고 도랑이고 지붕이고 부수고 고치기를 10여년 했더니 부자 나라로 바뀌기 시작했다. 너도 나도 하면 한다고 땀 흘려 일한 것이 우리의 아버지고 형님들이다. 그들의 근면함이 2만달러 시대의 주역이다.

부자의 첫 번째 법칙은 구두쇠 작전이다. 근면하게 일하고 검소한 생활로 자본을 마련하는 것이다. 개천에서 용이 나던 시절 이야기이다. 미국에서는 열심히 공부해서 충분한 교육을 받는 것이 이민 가족에게는 가장 중요하다. 미국이 기회의 나라인 것은 교육환경이 좋기 때문이다. 공부를 잘 하면 밥은 절로 먹을 수 있다.

부자들은 인색하다고 한다. 푼돈을 잘 쓰는 사람은 큰돈을 모을 수 없다. 큰돈을 모은 사람은 큰돈을 잘 쓸 줄 안다고 한다. 참다운 부자는 1달러는 아껴도 100달러는 쾌히 쓸 줄 아는 사람이다. 1이 모여야 100이 되고 100이 모여야 10,000이 되는 것은 진리이다. 자신에게는 엄격해도 타인에게는 베풀 줄 아는 참다운 부자가 그리운 시대이다.

돈은 거름과 같다고 한다. 우리는 가난했다. 그러나 잘 살아보자고 뛰고 또 뛰었다.

이제 돈이 모였다. 돈은 쌓아두면 썩는다고 한다. 그러나 널리 뿌리면 거름과 같이 생명을 키운다고 한다. 1달러의 씨앗이 너무나 소중하다. 하루의 삶과 한 달의 삶이 1달러에서 행복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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