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유대인 생존비결은 가정내 신앙교육”

2013-02-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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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서 교수‘이스라엘…’ 강의

‘샬롬 메시지’ 포로생활 견뎌
유월절 등 지금도 전통 고수

박준서 박사(71·연세대 구약학 명예교수)가 지난 24일(일) 애나하임힐스 코너스톤교회(담임목사 오명헌)에서 ‘이스라엘 가정, 교육, 신앙’을 주제로 강의했다.

박 교수는 유대인들의 인사말 ‘샬롬’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평안하십니까? 건강하세요 라는 의미와 함께 ‘하나님이 우리에게 복을 주신다’의 뜻을 내포한다며, 2,600년 전 유대인들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갈 당시 이스라엘 선지자 예레미야가 포로로 잡혀간 자들에게 하나님의 이름으로 보낸 편지를 소개했다.


‘너희는 어디에 있던지 번성하고, 쇠잔하지 말라’(예레미야서 29장)는 희망의 메시지는, 당시 포로가 된 유대인들에게 생활방법 터득과 절망을 극복한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포로 생활에서부터 시작된 장사 수완은 오늘날 세계 금융의 토대가 되었고, 가정에서의 교육방식은 전통이 되었다”며, 유다 왕국 멸망 후 전 세계로 흩어진 유대인들이 십자군에게 몰살당하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의 희생을 치르면서도 생존한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유대인의 신앙생활의 중심은 가정입니다. 가정에서 대화로 이루어지는 교육이 전통적으로 이어진 것이죠” 대화가 가족 구성원의 소통을 가능케 했고 문제해결의 기본이 되었음을 주장한다. 또 지금도 이스라엘이 가정 내 갈등과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아주 낮다며, 가정이 있는 한 이스라엘은 영원히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가정에서의 전통적 신앙교육의 한 예로 유대인 최대명절 유월절을 제시했다. 그는 “이 날은 노예에서 해방된 날을 기념하는 것인데, 이 날 집안에서 가장 어린 자녀가 유월절에 쓴 나물을 먹는 이유 등에 대해 질문하면 어른이 답하는 방식”이라며, 방법이 가능한 것은 가정 내 위계질서가 확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곧, 생명의 근원을 하나님으로 믿는 유대인은 생명을 부모로부터 물려받았기에 부모는 내 생명에 관한 한 하나님의 대리인으로 인식, 부모를 경외함이 하나님 경외함과 같다고 생각하기에 가능하다고 밝힌다.

그는 유대인을 크게 3종류 정통파, 보수파, 개혁파로 정의한다. 기준에 대해 “정통파는 안식일에 어떤 일도 해선 안 된다고 합니다. 지금도 이스라엘 정통파 거주 마을을 안식일에 자동차로 지나가면 돌이 날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수파는 안식일에 ‘회당’ 가는 길을 자동차로 운전하며 가는 것만 허용, 개혁파는 부득이한 경우 일할 수 있다는 견해로 구분한다.

반면 이들 유대인들에게 공통점이 있다.

“유대인들은 지금도 13세에 치르는 성인의식 ‘계명의 아들, 딸’ 의식을 성대하게 치릅니다. 예루살렘 ‘통곡의 벽’ 앞에서 치르는 것을 최대의 기쁨으로 여기는 의식인데, 13세가 되면 계명을 지킬 의무가 있음을 교육시키는 것입니다” 신앙적 생활의 중심은 가정이요, 가정은 교육의 요람이 자연스럽게 전승된다는 뜻이다.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예일대 신학석사와 프린스턴대 구약학 박사(Ph.D)를 취득한 박 교수는 1983년 안식년을 맞아 이스라엘 히브리 대학 교환교수로 1년간 재직했으며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 연구교수를 거쳐 경인여자 대학교 총장, 연세대 신과대학 학장을 역임했다.

그는 유일신 하나님 신앙을 토대로 전개하는 유대인의 전통적 교육방법은 훌륭하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예수를 메시아로 전해야 하는 기독교적 복음 전파가 아직도 과제로 남아 있음을 지적했다.


<글·사진 차용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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