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진짜 영재를 찾아라

2013-02-19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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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재학교 준비 사교육 열풍, 초등학교마다 판별 골머리

자녀를 영재학교에 보내려는 학부모들 사이에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사교육 열풍이 불면서 뉴욕시 공·사립 초등학교마다 ‘진짜 영재’를 가려내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뉴욕시 공립학교 영재 입학시험 준비에 사교육비를 아끼지 않는 학부모들의 얘기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닌지 오래. 때문에 시교육청은 올해부터 선발시험 형식까지 변경했지만 사설학원과 교육관련 업체마다 발 빠른 대응으로 이미 새로운 시험 경향에 맞춘 예상문제까지 나온 상태다. 공립학교뿐만 아니라 사립학교들도 훈련(?)된 영재들이 너무 많다보니 사립학교 공동입학시험 폐지 움직임까지 거론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영재 프로그램 입학준비를 위한 영유아 대상 사교육 열풍은 한인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퀸즈 한인 밀집지역 일대 방과후 학원들도 대부분 영재시험 준비반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 방과후 학원을 운영하는 한인 강모 원장은 "한인 학부모의 80%는 자녀의 영재선발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일부 학원에서는 어느 정도 실력이 되는 아동들을 모아놓고 그룹과외를 별도 진행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5세 자녀를 둔 베이사이드의 학부모 한모씨는 "매달 수백 달러를 들여 개인교사로부터 과외까지 받는 경우도 봤다. 영재시험 예상문제집인 소위 ‘족보’까지 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18일 뉴욕타임스도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 뉴욕 학부모들이 4세 때 치러지는 영재선발 시험에 대비해 학원과 과외 등 사교육비를 아끼지 않은 결과 해마다 시험 점수가 올라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해 영재 판정을 받은 어린이는 5,000여명으로 5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교육전문가들도 형제자매가 재학 중인 사립학교에 가산점을 받고 입학한 지원자들의 성적이 낮다는 점을 들어 사교육이 영재 선발시험 성적을 왜곡하고 있는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표준화된 시험대신 학교별로 교사들이 직접 선발하자는 움직임도 있지만 이 경우에도 어린이들이 학교별 시험을 따로 준비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있어 제대로 된 영재 선발 기준을 찾으려는 교육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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