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인도박’남의 일 아니다

2012-10-2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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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중독의 폐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한인사회에서 주로 중년남성들의 문제였던 도박 중독이 이제는 대학생부터 노년층까지 전 연령층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웰페어나 은퇴자금을 도박에 날리고 인생 말년에 폐인이 되는 노인들이 늘어난다는 소식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노인들의 도박 문제는 미국사회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 시간은 많고 할 일은 없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카지노들이 마케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현재 하와이와 유타 등 몇몇 주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주에서 도박이 합법적이다. 카지노가 너무 늘어 고객 유치가 어려워지자 카지노들은 은퇴 노인들에게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손님들이 별로 없는 주중 낮 시간을 이용해 노인들을 유치하려고 시작한 것이 바로 카지노 버스이다. 노인들에게 거의 무료로 차편을 제공하고 10~20달러 쿠폰에 공짜 점심까지 제공하며 하루 종일 카지노에서 시간을 보내게 하는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다.

LA 한인타운에서도 카지노 버스는 일상화한 지 오래다. 대개는 노인들이 가벼운 나들이 삼아 한두번 따라 나서지만 개중에는 도박의 마수에 걸려드는 케이스들이 생겨난다. 평생 열심히 일해 모은 은퇴자금을 날리거나, 웰페어 타는 날만 되면 카지노로 달려가 생활비를 탕진해서 황혼이혼을 당하는 케이스들이 없지 않다. 자신에게도 가족에게도 불행한 일이다.


노인의 도박문제는 노년의 고독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에서 65세 이상 연령층 3,500만명 중 650만명이 우울증을 겪고 있다. 많은 경우 고독한 환경이 우울증으로 연결된다. 하루종일 마땅히 할 일도 대화 상대도 없는 노인들이 카지노의 유혹에 빠질 수가 있다.

노인 도박은 가족과 커뮤니티에 부분적 책임이 있다. 자녀들은 노부모의 고독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 노부모가 혼자라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자주 전화하고 방문해야 할 것이다. 커뮤니티는 명절뿐 아니라 평소에도 노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들을 더 많이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노인 도박은 남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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