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소형 교회 건강하게 세우기

2012-07-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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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윤실 호루라기

▶ 박혜성 목사 <남가주펠로십교회>

월가의 탐욕에 따른 금융위기로 시작된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시작된 지 벌써 5년이 되어 가지만 아직 그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5년간 미국은 가진 자들의 끊임없는 탐욕이 블랙홀처럼 작용해 주위의 크고작은 기업들이 도산하고 실업자는 걷잡을 수 없이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적 위기상황이 교회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름난 대형마트가 한 동네에 분점을 내서 들어오면 주변의 작은 가게들이 문을 닫고 도산하듯이 대형교회들이 여기저기에 지역교회를 개척하면서 그곳의 다른 교회에 있던 기존 교인들이 새롭게 시작한 교회로 이동하게 되고 그 결과 같은 지역의 중소형 교회들이 급격히 쇠퇴하는 현상을 보입니다.

“겨우 교회 일꾼으로 자리잡나 했는데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라며 지난달에 옮겨버렸습니다”라고 말하는 한 개척교회 목사님의 자조섞인 목소리가 오늘 중소형 이민교회의 현실을 상기시켜 줍니다.


물론 무조건 대형교회를 비판하거나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이민교회의 특수성 때문에 교인들의 대형교회 쏠림현상이 한국보다 심각한 것을 보면서 대형교회 뿐 아니라 중소형 교회까지 건강하게 세우기 위한 전략으로 다음 네 가지를 제안해 봅니다.

첫째, 비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도중심 교회를 세워가야 합니다. 이는 사실 모든 교회에 적용되어야 할 원칙입니다. 현대교회의 성장이 수평이동을 통한 부흥이라는 진단을 고려해 볼 때 중소형 교회는 힘이 들고 더디어도 불신자를 전도하여 교회가 성장하는 성경의 원칙을 고수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작은 교회만이 가질 수 있는 초대교회의 특성, 곧 ‘예수 안에서 한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영성을 극대화시켜야 합니다. 대형교회는 아무리 셀이나 소그룹 활동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도모한다 하더라도 작은 교회들이 갖는 공동체의 역동성을 추구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지역사회를 섬기는 교회로 체질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현대교회들은 대형화 되면 교회 안에서 모든 것을 소유하기 때문에 가난한 이웃들을 잊어버리고 예배당 안에 믿는 사람들만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함정에 빠집니다. 필자가 아는 한 작은 교회는 대형교회가 하지 못하는 홈리스 사역과 푸드뱅크를 꾸준히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넷째, 작은 교회와의 연합운동을 통하여 각 교회의 필요를 공급해야 합니다. 작은 교회들 하나 하나에는 인적 자원과 재원들이 제한되어 있지만 여러 작은 교회가 연합할 때 여름성경학교(VBS)나 그 외의 교회의 필요한 프로그램을 추진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오히려 중소형교회가 대형교회와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성경적인 원칙에 충실한 전략을 가지고 나아갈 때 부익부 빈익빈의 세상 원리를 거스리고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는 기독교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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