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 발등 찍는 웰페어 사기

2012-06-15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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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노인들 대부분이 받고 있는 생계보조금 사기가 심각한 수준이다. 수령액을 조금 더 높이려고 거주지나 동거인을 허위로 기재하는 케이스가 너무 많아 LA 카운티 당국이 집중 단속에 나섰다. 단속에 한인노인들도 적발되고 있다니 안타깝고 부끄럽다.

노인들이 미국에 와서 가장 고마워하는 것은 웰페어 시스템이다. 매달 생활비 꼬박꼬박 보내주고 아프면 병원에서 갈 수 있도록 의료보험도 무료로 챙겨주는 미국정부야말로 ‘효자 중의 효자’라고 노인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한다. 낯선 미국에서 자녀들에게 의지하지 않고도 생활이 보장되는 것만큼 마음 든든한 일은 없다. 문제는 그 ‘효자’를 너무 우려먹는 불법 편법이 만연해 정부예산이 고갈되고 있다는 것이다.

생계보조금 사기가 성행하는 데는 두가지 요인이 있다. 브로커의 불법 종용과 수혜자의 욕심이다. 브로커들은 수수료 챙길 목적으로 노인들에게 수령액 늘릴 편법을 관행처럼 소개하고 노인들은 돈 욕심에 덥석 받아들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부부가 한집에 살면서도 별거나 이혼으로 보고하고, 자녀와 같이 살면서도 혼자 사는 것처럼 허위기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렇게 해서 늘어나는 액수는 월 150~300달러. 그걸 위해 노인들이 양심을 팔고 때로는 실제로 이혼도 불사한다. ‘정부 돈은 공돈, 못 타먹는 게 바보’라는 인식이 바탕에 깔렸음은 물론이다.


국고가 넉넉할 때는 정부당국이 대충 넘어갔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연방정부, 주정부 모두 예산부족으로 전전긍긍이다. 지출을 줄이려고 예산삭감의 칼을 무자비하게 휘두르고 있다. 이와 병행되는 것이 사기단속이다. 메디케어 부당청구 등 정부 돈을 불법으로가로채는 각종 사기행위들을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재산(부동산)이 있으면서도 메디칼을 부당하게 이용하면 사후에라도 되갚아야 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노인은 한인사회의 어른이다. 어른다운 품격이 있어야 하겠다. 장삿속 브로커들에 잘못 현혹되면 망신은 망신대로 당하고 엄청난 추징금까지 물어야 할 수가 있다. 당장 몇푼에 대한 욕심이 결국에는 내 발등을 찍는 불행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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