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회장 선거가 남긴 것

2012-05-18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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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대 LA 한인회장 선거가 또 다시 무투표 당선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10년 6번의 한인회장 선거 중 투표로 회장을 뽑은 것은 제28대 단 한번 뿐이었다. 자격 시비, 규정 위반, 사전 담합 등 단골 잡음과 루머가 무성한 가운데 찜찜하고 석연찮은 분위기 속에 신임회장이 등장한 것이 여러 번이었다. 이번 선거는 좀 다를까 했는데 역시나 파행으로 끝을 맺었다.

그렇기는 해도 이번 선거는 한가지 긍정적 선례를 남겼다. 아무리 사소한 규정 위반도 그냥 넘기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투표를 단 사흘 앞두고 선거의 판을 접게 된 것은 박요한 후보의 반복된 선거규정 위반 때문이었다. 박 후보가 2차례 경고를 받으면서 관련 규정에 따라 후보자격을 박탈당했다.

박 후보의 위반 내용은 보기에 따라서 대단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의 주장대로 ‘사소한 실수’이고 ‘사무직원의 행정적 실수’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후보가 선거법 준수를 서약하고 출마한 이상 대충 넘어가도 될 ‘사소한’ 규정이란 없다. 사무직원의 실수라 해도 책임은 후보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모를 사람 또한 없다. 박 후보는 지난번 선거에서도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하차 당했다. 이번 위반은 상대적으로 가볍기는 해도 박 후보가 같은 실수를 했다니 안타깝고 실망스럽다. 박 후보는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에 깨끗이 승복하는 것이 이미지 실추를 막는 길이라고 본다.


차제에 짚어봐야 할 것은 선거규정이다. 현행 선거법 세부규정들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비판은 전에부터 있었다. 박 후보의 위반 케이스 중 하나는 양로보건 센터에 제공한 음식 값이 252달러로 ‘200달러 미만’ 한도를 어긴 것이다. ‘겨우 몇십 달러 때문에’ 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세부규정이 보다 현실적이고 상식적일 필요가 있다. 차기 한인회장단은 선거법 개정을 진지하게 고려했으면 한다.

이번 선거는 두 후보의 이력과 자격을 둘러싼 논란으로 일차 중단 위기에 처하기도 했었다. 우여곡절 끝에 당선된 만큼 배무한 한인회장 당선자는 한인사회의 화합을 첫 과제로 삼아야 하겠다. 아울러 이번 선거로 한인사회에는 ‘역시나’ 하는 불신이 더 깊어졌다. 어떻게 하면 한인사회의 관심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지 배 당선자는 각계의 의견에 겸허히 귀를 기울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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