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실천하는 믿음

2012-05-1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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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 일상, 깨달음

우리가 맞이하는 금년의 5월은 어수선하기만 합니다.
최근의 보도에 의하면 지난 4월 일본의 해안에 전례 없는 무수한 해파리가 몰려들어 주민들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현상이 또 한 번의 대지진을 경고하는 징후가 아닐까 걱정이 대단하다고 합니다. 호주에서는 지난 3월18일 중서부에 위치한 한 브로컨힐에 수백만 마리의 귀뚜라미 군단이 나타나 도시를 거의 초토화시켰다고 합니다.

또 일년 내내 기후가 좋은 탄자니아에서도 3월 초부터 비를 기대했지만 5월 현재까지 비가 내리지 않아 농사를 못짓고 한숨만 쉬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새 500여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데 이어, 지난 4월18일 캘리포니아에서 무려 약 6톤에 달하는 죽은 물고기떼가 벤추라 항구로 몰려와 물 위로 떠올랐습니다. 아칸소주 비브에서는 찌르레기 등 새 3,000여마리가 떨어져 또 떼죽음을 당하는 이상한 현상이 잇따라 발생하였습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한국의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울산 앞바다에 지난 3월19일부터 27일까지 불과 9일 사이에 5차례의 지진 발생하였다고 합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1978년 처음 지진이 관측된 이래, 작년까지 3.0 이하의 지진이 총 13차례 관측되었으나 이번처럼 짧은 기간에 지진이 잇따른 적은 없었다고 하였습니다. 학자들은 한국인들이 이를 무시할 경우 일본 후쿠시마 피해를 능가하는 재해를 당하게 되리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지금 지나간 옛날 정보를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5월 초 현재, 지구의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연 재해 암울한 전조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를 일일이 언급하자면 이 작은 지면으로는 불가능하겠습니다. 이런 현상을 자연과학자들은 그 원인을 지구의 온난화에서 찾고 있습니다. 지구가 더워지는 원인은 인류가 쏟아내고 있는 이산화탄소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이산화탄소의 70%가 소위 선진국가들의 대도시들에서 배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멀리 갈 것이 뭐 있겠습니까? 바로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와 신문을 읽는 독자 여러분이 생활현장에서 쏟아내는 자동차 배기개스와 쓰레기 때문이라는 말입니다.
지난 4월 필자가 출석하는 오리건재림교회의 교우들은 예배 후 팟락시간에 사용하는 수백 개의 종이접시를 쓰레기로 버리지 않기 위해 집에서 플래스틱 접시를 성경 가방에 넣어 가져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접시에 음식을 담아 식사를 한 후에는 사용한 종이 냅킨으로 닦아서 집으로 가져가 씻어두었다가 다음 주일 또 가져와 사용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종이접시의 대량 소비가 미국의 경기를 부양한다는 이론으로 반대하는 교우들도 있었지만,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접시를 가지고 오는 교우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모든 교우들이 이를 실천하게 되는 날, 점심 후에 대여섯 개의 대형 쓰레기 백으로 음식물과 종이접시가 버려지는 일이 줄어들 것입니다. 사소한 일이지만 지구의 온난화를 막으려는 그리스도인들의 작은 노력이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신앙이란 말로만 떠벌리는 관념이 아니라, 비록 작은 일이라도 믿음을 실천하는 데 있습니다.

설령 우리가 지구 온난화를 막지 못하여 인류의 멸망을 맞이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과 역사 앞에서 부끄럽지 않을 것입니다. 지구 온난화가 인류의 종말을 위협하는 오늘, 이를 저항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실천하는 믿음이 요청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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