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아일랜드 뉴하이드팍 메모리얼고교 10학년에 재학 중인 크리스 박군은 소외받고 아픈 동물들을 치료해주고 보살펴주는 수의사를 꿈꾸는 15세 소년이다.
어린 시절부터 집에서 애완견을 키워오며 일찌감치 동물애호가로 자라온 박 군은 고교생이 되면서 이미 진로 방향을 동물병원 의사로 정해 놓았다. “처음엔 막연하게 가졌던 꿈이었지만, 알면 알수록 동물도 보호하고 사랑해줘야 할 대상이라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지더라구요. 수의사가 돼 소외받고 버림받는 동물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습니다”.
박 군은 이같은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학교 공부는 물론 이미 동물의학도로서 걸어갈 길을 차근차근 닦아가고 있다. 평소 동물관련 서적을 읽으며 기초 지식을 쌓고 있는가 하면 내 달부터는 롱아일랜드 쥬이시 하스피털에서 자원 봉사 활동을 하며 예비 의학도로서 본격적인 과정을 밟아갈 예정이다. 수의사의 길을 가겠다는 박 군의 꿈에 부모님들도 적극 응원해주며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아버지 박승수씨와 어머니 박설빈 씨는 “스스로 수의사를 장래 희망으로 정하고 알아서 준비해가는 모습에 그저 뿌듯할 뿐입니다. 미래에 대한 크리스의 생각이 확고한 만큼 힘닿는 데까지 도와주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8학년 때부터 줄곧 우등생 클럽인 ‘아너스 소사이어이티’(Honors Society)를 놓쳐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학업성적이 우수한 박 군은 현재 대학학점 선이수프로그램인 ‘AP’ 클래스까지 수강하며 벌써부터 대학 진학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은 수학과 과학으로 학교내 ‘사이언스 올림피아드’와 ‘매스리트’ 클럽에 가입돼 맹활약 중에 있다. 워낙 책을 좋아해 책벌레로 통하는 박 군의 독서량은 또래 연령수준을 크게 넘어선다. 글을 읽
기 시작한 초등학교 때부터 매월 수십권씩 독파했던 박 군은 요즘처럼 바쁜 고교생활에도 3~4권씩은 너끈히 읽고 있다. 특별히 가리는 분야는 없지만 그래도 어드벤처, 미스테리 부문을 가장 즐겨 읽는 편이라는 게 박 군의 설명이다.
박 군에겐 학업능력 말고도 남다른 재주가 많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퀸즈한인천주교회에서 성가대원으로 활동해오고 있는가 하면 지난 5학년부터는 롱아일랜드 지역 농구팀에서 주전 선수로 활약할 정도로 스포츠 감각도 뛰어나다.
또한 어릴 때부터 배워왔던 피아노와 드럼 연주실력 역시 여느 프로 못지않은 수준급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묻는 질문에 주저없이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주시는 부모님’이라는 박 군은 “열심히 공부하고 배워서 반드시 동물들이 더욱 보호받고, 사랑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는 데 기여하는 훌륭한 수의사가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김노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