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방위군 투입 LA 패러마운트는…이민자 밀집지역, 단속 표적

2025-06-08 (일) 05: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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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만1천 주민 중 82%가 히스패닉…36%는 외국 출생자”

▶ “1월부터 공포속에 살아…학교 출석률 떨어지고, 일터에 나오는 사람도 줄어”

주방위군 투입 LA 패러마운트는…이민자 밀집지역, 단속 표적

패러마운트 지역에서 시위대가 폭죽을 던지는 모습 [로이터]

불법 이민자 체포·추방에 반발해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로스앤젤레스(LA)의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가운데 사태의 진원지 중 하나인 패러마운트에 관심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으로 8일 주방위군이 투입된 패러마운트 카운티는 LA의 대표적 히스패닉계 거주지로 불법이민자들의 안식처가 돼 왔다.

캘리포니아 주의회 소속 호세 루이스 솔라체 의원은 이날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1월부터 (패러마운트) 사람들은 공포 속에 살아왔다"면서 "학교 출석률이 떨어졌고, 일터에 나오는 사람도 줄었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이민 당국은 지난 6일 LA 도심에 위치한 의류 도매시장 등을 급습, 히스패닉계 이민자를 대거 체포한데 이어 7일에도 불법이민자들이 일거리를 구하려 모여드는 패러마운트 지역 홈디포 매장에 요원들을 투입했다.

이에 패러마운트 홈디포 매장 앞에서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이민당국 요원들과 충돌하고, 진압복을 입은 경찰이 고무탄과 섬광탄으로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심각한 긴장이 초래됐다.

과거 농업지역이었다가 1948년에야 패러마운트란 이름이 붙으면서 별도의 도시로 발돋움한 이 지역 주민은 전체 5만1천명 중 82%가 히스패닉계로 분류되며, 외국에서 태어난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이 36%에 이른다.

이들 중 상당수는 LA 주요 관광지에 위치한 호텔에서 청소부 등으로 일하거나 주변 의류제조공장과 LA항, 롱비치항 등에 단순노동력을 제공하며 하루하루를 보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까닭에 패러마운트 카운티의 가구별 중위소득은 7만900 달러(약 9천650만원)로 LA 전체 중위소득(8만7천800 달러·약 1억2천만원)보다 한참 적은 것으로 집계된다.

LA 현지 시민단체 인도적이민자권리연합(CHIRLA)의 앙헬리카 살라스 대표는 패러마운트가 이민자 밀집 지역인 까닭에 연방이민당국의 주요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고 말했다.

살라스 대표는 "그들은 (이민자들이 미국내) 일터가 있는 것이나 (고용주의) 보증을 받았는지를 상관하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그저 그곳에 갈색 피부의 사람이 있다는데만 관심을 갖는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300명이 시위진압에 투입된 것을 시작으로 최다 2천명이 동원될 것으로 알려진 주방위군은 민병대 성격의 예비군 조직이다.

구성원 다수는 별도의 직장에 다니거나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파트타임으로 군사훈련을 받는다.

평시에는 해당 주 주지사의 통제를 받지만 유사시엔 연방정부가 지휘권을 넘겨받을 수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이민자 단속 반대시위를 "미국 정부의 권위에 대한 반란의 한 형태로 간주한다"면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반대를 무릅쓰고 LA 지역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을 동원했다.

미국 주방위군의 사명은 '지역사회와 국가에 봉사한다. 우리의 다양성은 국내 비상사태와 해외 전투임무, 마약단속, 재건 임무 등등에 대응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라고 미 CNN 방송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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