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평양서 뿌린 복음의 씨 1세기만에 뉴욕서 결실

2011-10-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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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기독교 개척자 한석진 목사 증손 한은혜 목사 안수

▶ 200년 역사 ‘5가 장로교회’ 첫 아시안 여성 목회자 부임

평양서 뿌린 복음의 씨 1세기만에 뉴욕서 결실

한은혜(맨 왼쪽) 목사가 2일 뉴욕 5가 장로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후 스캇 존스튼 담임목사(왼쪽서 3번째)등 동역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기독교 초창기에 선조가 평양에서 뿌린 복음의 씨앗이 태평양을 건너 1세기만에 뉴욕의 중심부인 맨해턴에서 결실을 거두어 화제다.

2,500여명의 교인을 거느린 백인 교회인 뉴욕 ‘5가장로교회’는 최근 한국 기독교 개척자인 한석진 목사의 증손녀 한은혜(28·영어명 샬린 파월)씨의 목사 안수식을 가졌다.

한씨는 맨해턴 중심가에 위치한 200여년 역사의 이 교회에서 아시안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스캇 존스튼 담임목사 집례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증조부의 뒤를 이어 목회의 길에 들어선 한 목사는 미국장로교(PCUSA) 소속인 이 교회에서 교육 목사로서 풀타임 사역을 하게 됐다.


이 교회 청빙위원장은 “미 전국 교회와 신학교 등지에서 지원한 197명을 심사한 결과 뛰어난 리더십 등 우수한 자질을 가진 한 목사를 선정하게 됐다”고 청빙 배경을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 인근 알라모에서 출생한 한인 2세인 한 목사의 목사 안수는 한국교회 개척자인 증조부 한석진 목사(1868-1939)가 평양신학교를 1회로 졸업하고 1907년 대한예수교 독노회에서 최초의 한국인 목사 7인 중 한 명으로 목사 안수를 받은 지 104년만에 이루어져 더욱 뜻깊었다.

1891년 마펫 선교사로부터 세례를 받은 증조부 한 목사는 언더우드의 집에서 열린 신학반에 참석하여 믿음을 얻은 인물로 한국 최초 크리스천 공동체인 의주교회 교인으로 출발해 목사가 된 뒤 길선주 목사등과 함께 s한국 장로교회 정치의 기초를 세웠다.

의주, 평양, 서울, 마산 등지에서 목회를 하고 일본까지 가서 학생 선교를 개척했으며 한국 장로교 초대 서기와 제6대 총회장 및 한국 NCC 회장을 역임했다. 교파간 장벽을 무너뜨린 한국 에큐메니칼 운동의 선구자였으며 나라의 독립을 신앙의 독립 차원으로 승화시킨 애국자였다.

판사를 꿈꾸다 목회의 소명을 받고 방향을 바꾼 증손녀 한 목사는 “교육은 나의 열망”이라며 “성경공부를 통해 젊은이들을 신앙 성숙으로 이끄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그는 UC 샌디에고에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하고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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