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승님께 바칩니다”

2011-07-20 (수)
크게 작게
한국 첫 음악선교사 마두원 편곡한 찬송가 앨범
피아니스트 김애자씨 최근 내… 남가주 연주도


“1930년대 평양에서 미국인 마두원(Dwight R. Malsbary) 선교사님을 만난 나의 아버지는 그분의 음악에 매료돼 피아노를 배웠고, 저 역시 중고교 시절 선교사님을 사사했습니다. 1960년대 초 그분은 자신이 쓴 ‘찬송 피아노 편곡집’ 2권을 제게 선물하셨습니다. 거의 반세기 지나 그 음악을 다시 보면서, 지금 녹음하고 전하지 않으면 마두원 선교사님이 남기신 신앙의 유산이 잊힐 것이라는 절박함을 느꼈습니다.”


한국에서 최초의 음악선교사로서 거의 평생을 바친 마두원이 기념음반으로 다시 태어났다.


미주 출신으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는 마두원 선교사의 제자 김애자(사진)씨가 최근 낸 ‘In Memory of Dwight R. Malsbary’(음악선교사 마두원 헌정 음반). 낭만파 분위기가 물씬한 앨범에는 김씨의 단아한 연주로 표현된 ‘인애하신 구세주여’ ‘주여 지난 밤 내 꿈에’ ‘고통의 멍에 벗으려고’등 친숙한 찬송가 17곡이 오롯이 담겨 있다.

김씨는 “선교사님이 피아노곡으로 편곡한 찬송가로 음반을 만드는 것이 사명처럼 느껴졌다. 이 음반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 앞에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그분의 유작들을 연습하는 동안 세상의 소리에 더렵혀진 내 귀가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이 음반에서 멘델스존 등을 즐겨 연주하셨던 그분의 신앙이 울려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1899년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시카고 셔우드음대를 졸업한 마두원은 1929년 북장로교 음악선교사로 한국에 파송돼 평양숭실전문학교와 평양외국인학교에서 가르쳤다. 김동진(작곡가), 박태준(전 연세대학 음악대학장), 김홍전(전 대전대학 학감), 채리숙(오페라 가수), 한동일(피아니스트), 백건우(피아니스트) 등 유명 음악가들이 그의 제자다.

그는 피아니스트였던 아내 폴린과 함께 연주회를 열어 클래식을 보급했으며, 숭실밴드를 조직, 멀리 만주까지 순회공연을 다니며 일제 강점기 한국인들의 괴로운 마음을 위무했다.

일본의 식민지배가 더욱 포악해지고 신사참배 강요가 극렬해지자 마두원은 1936년 숭실전문학교를 사임하고 기도모임을 만들었다.

훗날 한국 교회의 거목이 된 방지일, 박윤선 목사 등 학생들과 함께다. 그후 그는 선교활동 때문에 1940년 강제출국 당해 캐나다 프레어리 성경학교 음대교수를 지내던 중 한국이 해방되자 1948년 목사 신분으로 다시 입국했다.


1977년 교통사고로 타계하기까지 중앙방송국(현재의 KBS)에서 방송을 진행하고 고려신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는가 하면 김치선 목사와 함께 현 대신 교단을 창립하고 강원도 홍천군 일대에 27개의 교회를 개척하고 ‘제이드 병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하용조 목사는 추천사에서 “탁월한 음악성과 영성을 겸비한 김애자씨가 연주한 이 앨범을 통해 한국을 향한 말스배리 선교사님의 헌신적인 사랑과 경건한 믿음도 전달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상복 목사는 “잊혀졌던 그분의 공적을 살려내는 소중한 CD가 될 것”라고 말했다.

‘피아노 복음 전도자’ 김애자씨는 비엔나 국립음대를 졸업하고 뉴욕 주립대에서 석사, 텍사스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세인트피터스버그 챔버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했으며, 뉴욕 카네기홀에서 연주했다.

오는 22일과 24일 은혜한인교회와 디사이플교회 예배에서 마두원 선교사가 편곡한 찬송가를 연주한다.

문의 aijakim@msn.com


<김장섭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