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금으로 일본 도울래요”

2011-03-23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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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여고 장학회 주최 영어웅변대회 1등 이수정 양

“1등 상금 1,000달러는 일본 대지진 피해자 돕기에 쓰고 싶어요."

뉴욕 경기여고 동창 장학회가 19일 주최한 제1회 영어 웅변대회에서 1등한 이수정(16·사진·미국명 로라·뉴저지 노던밸리 리저널 고교 10학년)양은 상금 기부뿐만 아니라 5월1일 클로스터 타운정부와 공동으로 일본 대지진 피해자 돕기 기금모금 콘서트까지 준비 중이다. 도쿄에서 유학 중이던 부모 덕분(?)에 일본에서 태어나 5세까지 자랐던 이양은 이번 쓰나미와 대지진 소식을 듣고는 마치 자기 집이 떠내려가고 실제로 가족까지 잃은 것 같은 아픔을 겪어야 했다고. 아직까지 일본에 살고 있는 친구와 연락을 주고받을 만큼 과거 양국간 아픈 역사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남 같지 않다는 이양은 이번 대회 출전을 준비할 때부터 상금을 받게 되면 전액 피해자 돕기에 기부하겠다는 마음을 굳혀왔다고 밝혔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한국의 역사적 인물’을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이양이 소개한 인물은 박에스더로 알려져 있는 한국 최초의 여의사 김점동 박사. 여러 위인들이 많지만 당시 집안 살림이 여자 인생의 전부로만 인식되던 시기에 과감히 새로운 도전에 나서 열심히 공부해 꿈을 이뤄낸 과정이 너무나 존경스러워 택한 인물이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막상 관련 자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나름 애를 먹었다는 이양은 김 박사처럼 자신도 앞으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인생을 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밝혔다.


클로스터 타운 정부와 손잡고 기획한 5월1일의 일본 대지진 피해자 돕기 기금모금 콘서트는 8학년 때부터 시장실에서 자원봉사해 온 인연이 한 몫 했지만 아직 장소와 시간은 미정. 영어와 한국어, 일본어와 서반아어까지 4개국에 유창한 이양은 이번 영어웅변대회 수상 이전에도 전국 일본어 웅변대회에서도 2등을 차지했는가 하면 한국어로 연설하는 ‘나의 꿈 말하기 대회’에서도 대상을 차지하는 등 스피치 분야에서 특히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웅변이나 대중 연설을 너무 즐기고 좋아하다보니 장래 희망이 아나운서라는 이양은 이한준·윤미선씨 부부의 2녀 중 첫째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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