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치관 부재가 빚어내는 비극

2011-02-18 (금) 12:00:00
크게 작게
한인사회에서 부모가 아이를 버리는 참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부모가 친자식을 기르지 않겠다며 아동보호기관에 떠맡기는 케이스가 LA 카운티에서만 매년 20여건에 달한다. 여기에 마약 및 도박중독, 가정폭력 부모로부터 아동보호국이 격리 보호 중인 한인아동 10여명을 합치면 부모 잃고 자라는 아이들이 수십명이다. 아시안 중에서는 가장 높은 비율이라니 가슴 아프고 부끄러운 일이다.

부모가 자녀를 버리는 경우는 주로 미혼모와 이혼 케이스이다. 젊은 세대의 성적 문란과 피임에 대한 무지는 종종 원치 않는 임신으로 연결된다. 정신적, 재정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기를 낳은 미혼모가 앞날에 대한 막막함에 덜컥 친권포기 결정을 내리곤 한다. 태어난 아기를 버림으로써 자신은 문제에서 벗어나려는 이기적인 결정이다. 여성이 모성을 저버리면 그 죄책감이 평생을 갈 것이고 보면 불쌍하고 어리석은 결정이기도 하다.

이혼 후 아이가 거추장스럽다고 버리는 부모의 이기심은 한마디로 기가 막힌다. 이혼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부부가 가장 치열하게 싸우는 것은 아이에 대한 양육권 문제이다. 부모로서 본능에 관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혼하면서 서로 자녀를 맡지 않겠다고 싸우는 부부가 있는 가하면, 재혼에 걸림돌이 된다고 아이에 대한 친권을 포기하는 부모가 있다니 충격적이다. 아이는 걸리적거린다고 버릴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현대사회의 가치관 부재가 심각하다.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인식이 점점 흐려지고 있다.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가장 근본적인 가치는 생명이다.

한 생명을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고 그 생명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일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부모로서의 숭고한 역할이다. 그런 부모들이 당장의 편의를 위해 자녀를 버린다면 그보다 큰 비극은 없다.

한인사회는 가정의 가치를 중시하고 자녀를 위해 부모가 희생을 마다 않는 아름다운 전통을 가지고 있다. 그 전통이 한인사회를 이만큼 발전하게 했다. 가치관을 재정립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 이상 버려지는 아이들이 생겨서는 안 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