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화가 필요해”

2011-02-1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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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해 한인가정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부부간 대화부족으로 집계되었다.

한인가정상담소의 2010년 통계다. 전체상담 538건 중 83건이 부부의 의사소통 문제에 따른 갈등이었다. 그 뒤를 잇는 주요 이슈 역시 자녀와의 충돌, 가정폭력, 양육관련 배우자와의 갈등…등으로 나타났다. 이혼, 자녀탈선 등으로 이어지는 거의 모든 갈등이 가족의 대화가 부족하고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데서 시작된다는 뜻이다.

가족 간 대화부족은 남가주 한인사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가을 한국 SBS 설문조사에 의하면 “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에 1위 응답도 “대화”였다. 가족의 대화시간이 1주일에 “1시간미만”이라는 응답이 50.6%나 되었다.


한 상담가는 한인가정의 오늘을 ‘한 지붕 한 세계’가 아니라 가족의 숫자대로 ‘한 지붕 세 세계’ ‘한 지붕 네 세계’라고 표현한다. 아내와 남편의, 부모와 자녀의 생각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가치관이 달라 얼굴을 마주보기보다는 등을 돌리고 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같은 차이의 균형을 잡아 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대화다. 가까운 가족 간의 대화에도 기본예의는 중요하다. 배우자든, 자녀이든 상대를 나와는 다른 ‘타인’으로 인정하고 존중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가족이라 해서 양해도 구하지 않고, 설득도 생략한 채 사회생활에선 하지 않을 마구잡이로 대한다면 진정한 대화는 이루어질 수가 없다.

SBS조사에 나타난 가장 상처가 되는 말은 자녀의 경우 “다른 집 자식들은…넌 언제 사람될래?”, 부모의 경우 “엄마아빠가 뭘 알아요?”였다. 비교당하고 무시당하는 것은 모든 대인관계에서나 마찬가지로 가족관계에서도 대화를 단절시키는 요인이 된다.

“대화가 필요해”란 한국 가요에 이런 구절이 있다. “또 왜 그러는데. 뭐가 못마땅한데. 할 말 있으면 터놓고 해봐. 넌 너무 간섭해. 넌 너무 귀찮아해…대화가 부족해. 서로 사랑하면서도 사소한 오해로 서로를 힘들게 해. 대화가 필요해” - 할 말을 터놓고 할 수 있도록 너무 간섭하지도 너무 귀찮아하지도 않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려는 가족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배우자가, 부모가, 어렵고 힘들 때 가장 대화하고 싶은 대상으로 떠오른다면 그 가정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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