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구촌의 검은 그림자

2011-01-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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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주 영(주필)
“기후변화 협상을 하는 동안에도 우리가 발붙이고 사는 섬은 서서히 가라앉고 있습니다.”얼마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유엔가후변화협약(UNFC-CC) 총회에서 태평양과 인도양 섬나라 출신 대표들이 지구 온난화 해법에 대한 대책마련을 요구하면서 나온 절박한 호소이다. 지구 온난화는 이제 인류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범 지구적인 과제로 떠오른 지 이미 오래다. 그러나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위기에 처한 이들 섬나라에 기후변화의 재앙은 시급을 다투는 생존의 문제가 돼 버렸다.

남극조사과학위원회(SCAR)는 지금과 같은 온난화 추세가 계속되면 2100년에는 해수면 수위가 당초 예상의 배나 되는 1.4미터가 상승, 일부 낮은지대의 섬나라들이 물에 잠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위원회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인도양 몰디브나 태평양 투발루 등 섬나라가 물에 잠기게 되고 인도 콜카타나 방글라데시 다카 등 해안도시들이 초토화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나섰
다. 지구 온난화의 종착점이 어디인가를 보여주는 심각한 지구촌의 현주소다. 이상기온의 징후는 이미 지구촌 각곳에서 여러 형태의 천재지변을 통해 현실로 속속 입증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내 것이 아닌 먼 나라 이야기로 듣고 그냥 흘려버린다. 수면에 가라앉듯 서서히 그 검은 그림자가 나에게도 가까이 와 있는데도 말이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도 눈이 자주 와서 몹시 짜증스럽다. 이제 겨울 시작인데 벌써부터 2,3일 간격으로 눈이 내리면 어떻게 하나? 이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은 온통 무겁고 장사하는 사람들까지 매우 힘들어 보인다. 사람들은 이제 이상기온에 지친 탓인지 눈 소리만 나와도 지겨워하며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든다. 지구촌의 이상기온, 결국 누구 때문에 나온 것이고 누가 피해를 입는 것인가?
지구촌의 환경재앙, 그중에서도 지구온난화가 가져오는 이상기온의 주범은 원인제공자도 바로 우리 자신이고, 피해자도 결국 우리 자신인 것이다.
자연을 보호하지 않고 마음대로 훼손하면서 살아온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과 편리할 대로 편리함을 추구하고 있는 인간의 근시안적인 생활 방식이 초래한, 지구촌의 어두운 앞날을 예고하는 결과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친환경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고 그로 인해 오는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들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기구를 설치, 적극적으로 연구를 하고 있고, 대학들도 환경보존 문제에 관심을 갖고 벌써 오래 전부터 연구를 시작했다. 미국의 하버드대학은 2000년부터 녹색대출 프로그램을 통한 에너지 절약 프로그램을 실천해 2만 7000톤 분량의 온실가스배출을 줄였고, 독일의 트리어대학 호나경캠퍼스도 캠퍼스에 필요한 전력량을 재생가능 에너지로 대체해 온실가스를 줄였다고 한다. 시대적으로 요청되는 친환경운동, ‘녹색의 가치’ 생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나서서 이루어낸 결과이다. 이 시대는 지금 다른 첨단기기, 자동차 산업 같은 분야도 중요하지만 더 큰 핵심은 친환경 분야에 대한 연구, 발전, 나아가서는 실천 가능한 친환경 콘텐츠를 어느 나라가 더 발전적이고도 획기적으로 창출해낼 수 있는가가 커다란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지구 살리기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구훼손이 가져오는 온난화는 결국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원인제공자인 인류를 재앙으로 몰고 가게 될 것이다. 몇백년동안 안정되었던 지구의 기온이 한 세기만에 급상승한 이변이 나오면서 국제사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인류의 관심부족으로 그 결과가 불투명한 상태이다.
하나뿐인 지구, 나로 인해 죽어가는 이 지구와 나 자신을 살릴 길은 없는 것인가. 단순히 재활용을 한다든가, 플라스틱 용기나 백 사용금지 등의 소극적인 관심정도로는 지구를 보호하고 이상기온을 막을 수가 없다. 적극적인 환경보호운동에 대한 인식이 우리 각자 각자의 마음속에 민들레 홀씨처럼 뿌려질 때
하나뿐인 지구를 살릴 수 있고 이상기온으로 인한 지구촌의 각종 재앙에서 우리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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