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줌마들 주중에 교회로 모인다

2011-01-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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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 교회 화·수요일 여성전용 모임 마련

아줌마들 주중에 교회로 모인다

베델한인교회가 지난해 9월 시작한 ‘화요 여성축제’에 참여하고 있는 여성들은 “여고시절 친구들과 수학여행을 가는 기분으로 이 프로그램을 즐긴다”고 말했다. 앞줄 맨 왼쪽은 오중석 담당목사.

어바인온누리 등 한인 교회
화·수요일 여성전용 모임 마련
예배·강의·소그룹 활동 등으로
내적치유·영성계발 기회 제공

이민사회에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여성들에게 쉼과 영성계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주중 모임을 마련하는 한인 교회들이 늘고 있다.

어바인온누리교회(담당목사 박종길·17200 Jamboree Rd., Irvine)는 다른 교회들보다 앞선 2006년부터 4년간 ‘수요 여성예배’를 계속해 왔다. 성경적인 여성상의 회복을 목표로 하는 이 모임은 수십명에서 시작해 지금은 100여명이 모일 정도로 발전했다. 30대에서 8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층의 참석자들은 이 모임에서 리더 10여명의 도움으로 신앙적 갈증을 해결할 뿐 아니라 정서적인 충전까지 받고 있다. 예배 후 열리는 2부 소그룹 모임을 통해서는 QT(성경 묵상)는 물론 고민과 아픔도 솔직하게 털어놓는 가운데 치유를 경험한다.
이 사역을 담당하는 김용순 전도사는 “이혼 직전까지 갔던 여성이 서로 기도해 주는 가운데 회복을 경험하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오렌지카운티 제일장로교회(담임목사 엄영민·8500 Bolsa Ave., Westminster)는 약 3년전인 2008년 봄 ‘수요 여성예배’를 시작했다.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계속되는 예배와 소그룹 성경공부를 통해 이브들은 자신들만의 오붓한 시간을 갖는 가운데 이민생활의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고 있다. 여성예배를 맡고 있는 정병규 목사는 “때로는 외부 강사나 담임목사님을 설교자로 초청한다”며 “전업주부들이 참석해 하나님을 경배하고 가정과 주변 사람들, 세계 선교를 위해 중보기도를 하면서 믿음의 용량을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교회인 베델한인교회(담임목사 손인식·18700 Harvard Ave., Irvine)도 지난해 9월 여성들을 위해 특화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화요 여성축제’로 불리는 이 모임은 사전 등록을 받아 진행되는데 가을학기의 경우 270명이 참여했으며, 2월1일 시작해 6월7일에 종강하는 봄학기에는 350명의 등록이 예상된다.

여성들은 오전 9시30분부터 30분간 열리는 예배에 참석한 뒤 정오까지 자신의 등록한 다채로운 클래스에서 배움의 시간을 갖는다.

이번에 제공되는 클래스는 ‘자녀양육 교실’ ‘피스메이커’ ‘목적이 이끄는 삶’ ‘커피 브레이크’ ‘QT 나눔반’ ‘히브리서 성경공부’ ‘에베소서 성경공부’ 등 10개에 달한다. 일부 클래스는 목회자들이 맡지만, 대부분 평신도들이 인도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차일드 케어가 제공되며, 등록비는 무료다. 코디네이터 김경남 집사는 “예상을 뛰어넘는 폭발적인 호응에 놀랐다. 장기적으로 1,000명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동부사랑의교회(담임목사 박승규·5540 Schaefer Ave., Chino)는 수요 여성모임 ‘마더와이즈’(MotherWise)을 출범시킴으로써 가장 최근인 지난해 11월 이 대열에 합류했다. 참석자들은 오전 9시30분부터 한 시간 예배를 갖고 소그룹 활동에 참여한다. 멘토링 맘이 이끄는 소그룹에서는 주류 교회에 널리 보급된 여성 신앙교육 프로그램으로 자유편, 지혜편, 회복편 등 3개 주제 시리즈로 구성돼 있는 ‘마더와이즈’를 사용한다. 이 교회 교인이 아니라도 동참할 수 있으며, 교재비 16달러만 내면 된다. 박승규 담임목사는 “이 사역을 통해 여성들이 기도하는 어머니로 거듭나고 진정한 의미의 가정회복이 시작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민가정의 버팀목으로서 녹록치 않은 역할을 맡고 있는 한인 여성들에게 잠시나마 집안일로부터 숨을 돌리고 서로 삶을 나눌 기회를 제공하는 이들 모임은 높은 호응을 얻고 있어 앞으로 남가주 한인 교계에서 계속 확산될 전망이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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