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한국정부 한식당운영 누굴 위한 것인가

2011-01-1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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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하탄에 추진중인 한국정부의 플래그십 한식당 운영에 대해 한국정부 관련기관이 의미없는 리서치 결과를 들고 나와 뉴욕거주 한인들의 감정을 건드리고 있다. 한국농림수산식품부가 코리아리서치센터가 지난해 11월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조사한 결과 89.2%의 한국인들이 플래그십 한식당 추진 계획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현지 한인들의 부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리서치 결과를 한국정부 기관이 내놓은 것은 불쾌하기 짝이 없다. 이곳 한인들의 입장이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만든 설문조사이기 때문이다. 한식당 운영 계획에 뉴욕거주 한인들의 반응이 상당히 부정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한국정부가 이러한 결과를 내놓은 것은 내년부터 뉴욕에 50억원을 들여 무조건 한식당을 차리려는 계획을 그냥 밀고 나가겠다고 하는 저의가 아니고 무엇인가.

이 설문은 이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바탕깔기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설문에서 얻은 긍정적인 반응을 무기삼아 이 계획에 무리가 없음을 강조하기 위함이 아닌가. 이 설문은 애당초 긍정적인 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었다. 한국의 음식세계화의 일환이라는데 거기에 이의를 달 한국인이 어디 있겠나.


결과적으로 이 설문의 답이 한식 세계화의 추진에 기름칠은 되어도 원천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당연히 이루어졌어야 할 현지 한인들의 반응이나 견해가 제외된 채 나온 것이기 때문에 이 설문결과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한국정부의 느닷없는 한식당 운영계획에 뉴욕의 한인들은, 특히 한인식당들은 이것이 한국음식의 세계화인가 모두들 의아해 하고 있다. 진정으로 한국정부가 미주에 한식세계화를 꾀하려면 이곳에 많은 한인식당들이 전진기지가 되도록 뒤에서 밀어주며 홍보 등을 통해 적극 후원해 주는 식의 방법들이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왜 굳이 현지 한인들에게 피해가 가도록 정부가 직접 개입해 식당까지 차리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설문조사는 한국에서만 할 게 아니라 현지에서 한인들의 반응부터 우선 살피는 것이 수순이다. 한식 세계화 보다 더 필요한 것은 세계화의 대열에 낄수 있는 한국정부의 올바른 해외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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