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안타까운 한인 살인 방화사건

2011-01-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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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 한인여성 살해 방화사건의 용의자가 불법성매매에 연루된 두명의 한인남성들인 것으로 알려져 너무나 충격적이다. 숨진 피해 여성 역시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검거된 두 남성이 공동 운영하던 맛사지업소의 종업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의 원인은 문제의 업소에서 불법성매매에 가담해온 피해 여성이 업주에게 진 빚과 관련, 실랑이 끝에 두 업주가 여성을 살해한 뒤 불에 태워 라스베가스 후버댐 인근 다리 밑에 유기했다는 것이다. 현재 구치소에 수감된 두 용의자는 적용된 납치, 살인, 사체유기 등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고 종신형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깝고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창 젊은 나이에 불법적인 돈벌이에 손을 댔다 이들은 평생 씻을 수 없는 불행으로 인생을 마감할지도 모를 상황에 처했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용의자 두 명중 한명은 30세인데, 다른 한명은 한국에서 유학 온 19살의 청소년이라는 점이다. 앞날이 창창한 이들이 바른 생각으로 건전하게 잘 살았더라면 이런 위험한 지경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검은 돈에 손을 대게 만들었으며, 무엇이 공부하러 온 10대학생으로 하여금 그런 음습한 곳에 발을 내딛도록 하였는가. 이는 모두 이들에 대해 평소 관심을 보이지 못했던 한인사회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는 황금만능주의와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사고가 절대적인 원인이다.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자라고 있는 한인청소년들에게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사건이다. 10년 전에 일어난 한인 10대들의 한인 콜텍시 기사 살해사건 등 이와 유사한 대형사건들이 이따금 있어왔기 때문이다. 어느 지역, 어느 상황에 상관없이 우리 자녀들 사이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인 것이다. 우리가 평소 청소년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갖고 건전한 사고와 삶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확실하게 심어주어야 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청소년 관련기관들의 더 적극
적이고 활발한 활동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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