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년 사설/ 터널 끝이 보인다

2011-01-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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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10년이 지나고 2011년 신묘년 새 아침을 맞았다. 지나간 경인년은 어느 해보다도 버겁고 힘겨운 한 해였다. 미국의 대내외 정치 및 경제상황이 너무나 좋지 않아 한인사회도 크게 다를 바 없이 어두운 날들로 점철됐기 때문이다, 한인사회는 물론, 우리와 직결된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등 어느 곳 하나 속시원한 것이 별로 없는 경인년 한해였다. 특히 지난 3년간 미국의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은 서브프라임 파동의 여파는 한인사회 경제를 거의 마비되다 시피 만들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지난 한해 슬기롭게 위기를 잘 극복해 모두가 쓰러지지 않고 용케 잘 살아 남았다. 새해를 맞는 이 아침이 유달리 새롭고 빛이 나는 이유다. 숱한 사건과 사고로 점철됐던 질곡의 나날을 보내고도 우리가 아직 건재한 이유는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정신만 바짝 차리고 노력하면 반드시 이겨내고야 마는 한민족 특유의 강한 끈기와 집념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미국에 사는 한,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이 나라가 잘 돼야 우리도 안심하고 살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수년동안 미국의 발목을 잡은 아프칸 전쟁, 이라크 전쟁, 그리고 테러와의 전쟁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특히 최근 경제강국으로 급부상한 중국과 인근 주변국가들과의 관계에서 미국의 힘겨루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한반도 및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을 상대해야 하는 문제도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막무가내인 북한이 김정일의 3남 김정은에게 군체제의 확고한 권력이양을 꾀하면서 남한에 천안함 폭침에 이어 연평도 포격사건 등 무자비한 도발을 연쇄적으로 감행, 극도의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살아가는 우리의 입장은 매우 힘든 상황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모든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가지 획기적인 정책을 쓰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언젠가는 모든 것이 잘 풀릴 것으로 믿는다. 우리의 고국인 한국은 경제성장을 지속하면서 지난해 서울에서 GE정상회담개최로 한국의 국격을 높이고 미국과의 원활한 경제통상을 위한 한미FTA가 통과돼 한인사회 비즈니스에도 경제적인 이익이 돌아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재외동포 참정권을 통과시켜 해외한인들의 입지를 격상시킨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뭐니 뭐니해도 경제살리기가 최우선이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생존은 물론, 다른 어느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우리가 지금 서 있는 곳이 터널의 끝이라는 경제전문가들의 희망적인 분석과 전망이 요즘 속속 나오고 있다. 연방정부의 각종 경기진작 조치에 힘입어 최근 소매매출, 산업생산, 공장수주 등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실업률 감소와 함께 소비자 산뢰지수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조금만 더 인내하고 기다리면 경제회복의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는 확신이 들게 하는 지표들이다.

우리는 지난 3년 정말 너무나 어려웠다. 모게지를 내지 못해 집이나 건물이 차압당하고 비즈니스 매출이 반 이상으로 줄어들어 살아남는 것이 그야말로 기적이었다. 이런 속에서도 지금까지 우리가 참아냈는데 이제 조금만 더 못 참겠는가. 희망이 앞에 보인다.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이 고비를 이겨내야 한다. 2011년은 우리에게 희망이 솟구치는 가슴벅찬 해이다. 우리 모두 시름을 딛고 서로 손을 맞잡고 이웃의 어려움을 사랑과 배려로 감싸주며 신묘년 한 해 희망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 터널의 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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