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정부 한식 세계화 문제 없나

2011-01-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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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재 홍(뉴욕신광교회 목사)

연말연시가 되면 평소 가까운 사람들을 초대해서 음식을 나무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이 우리의 고유문화이다. 우리에게 이런 좋은 문화가 있어 마음이 뿌듯하다. 그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은 평소에 교류가 없었던 이웃을 초청하기도 하고,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을 찾아 덕담을 나누며 준비하여 가지고 간 음식을 나무며 희망을 돋아준다. 따뜻한 광경이다. 사람들은 식탁을 통해서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사업상 정보를 얻기도 한다.

얼마 전 신문에서 맨하탄에 한국 정부에서 예산을 세워 한식 음식점을 만들어 한국의 음식을 세계에 알린다는 기사를 보았다. 과연 누구를 위하여 누구를 대상으로 음식을 만들어 판다는 것인지, 아니면 나누어 먹으면서 식탁의 공동체의식을 만든다는 것인지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한국의 음식을 알린다는 것은 분명하다. 나름대로 그 기사를 읽고 깊이 생각해보았는데 좋은 발상이 떠올랐다. 청량리에서 최일도 목사가 밥퍼라는 명제아래 다일공동체를 만들어 굶주린 사람들을 먹이면서 식탁의 위대함과 사랑의 실천을 보였다. 그래서 여러 단체가 협력도 하고 정말 사랑나누기가 이런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 한국인도 경제가 어려워 제대로 세끼를 먹지 못한 사람이 많이 있다고 들었다. 또 미국의 많은 사람들도 제대로 음식을 먹지 못해 풍요 속에서 가난을 맛보고 산다고 들었다. 차제에 우리 정부도 예산까지 세웠으니 저들에게 무료식탁을 통해서 한국인의 음식이 어떤 것이며 세계에 좋은 소식을 보여줌으로써 많은 효과를 얻을 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또 누가 아는가! 저들이 재기하여 성공된 삶을 살 때 저들을 통해서 우리의 위상이 얼마나 높아질지...

원래 한국은 자국의 위대성을 알리는 일에는 부족했다. 그래서 말은 선진국이라면서 생활은 후진국의 때를 벗지 못하고 살고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우리도 나누는 나라요 제일 좋은 것을 이웃에게 기쁨으로 주는 민족임을 보여주자.보라! 지금 맨하탄에 한국인의 식당들이 즐비하고 장사가 안 되어 아우성을 치고 있는데 한국 정부가 국민의 혈세를 가지고 다른 목적으로 식당을 낸다면 개가 웃을 노릇이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 사업을 주관하는 부처와 정부의 발상은 참으로 한심스러운 생각이라 할 수밖에 없다. 선진국이면 선진국다운 발상이 나와야 하지 않겠는가? 한국음식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것
은 이미 한국 식당들이 잘 하고 있고 부족한 것이 있다면 세미나같은 것을 통해서 알려주면 될 것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여러 면에서 위대한 길을 닦아가고 있고, 중요한 직책도 맡아 일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제 한국의 위상과 위대한 문화를 가진 민족임을 구체적으로 알리며 홍보하는 일은 참으로 중요하다. 한국정부에서 여러 목적으로 한국음식을 미 주류사회에 소개하려고 한다면 무료 급식소의 모습을 통하여 소개하는 방법이 가장 현명한 길이요, 한국음식을 세계에 알리는 좋은 일일 것이다. 이 계획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진행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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