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길교회’로 재탄생

2010-12-2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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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로교회-헤브론교회 통합

“커뮤니티 섬기는 공동체로”
내년 1월에 통합기념 예배

세계로교회와 헤브론교회가 이달 초 통합, 한길교회(4050 W. Pico Bl., LA)로 재탄생했다. 두 교회는 지난 수개월간 대화한 끝에 하나의 신앙공동체를 이루기로 결정하고 지난 5일 피코 길의 구 헤브론교회 성전에서 ‘한길교회’라는 이름으로 첫 예배를 드렸다.

이번 통합은 양측의 필요가 맞아떨어져 성사됐다. 11년 전 창립돼 다운타운 인근에서 안식일교회를 빌려 쓰던 세계로교회는 자체 건물 마련을 준비 중이었으며, 38년 역사를 지닌 타운 내 헤브론교회는 올해 초 리더십 문제로 갈등을 겪다 담임목사와 많은 교인들이 나간 뒤 남은 교인들이 건실한 교회와의 통합을 모색해 왔다.


과거 나성한인교회에서 나온 교인들이 세운 세계로교회의 담임으로 작년 가을부터 사역하다 이제 한길교회를 담임하게 된 노진준(52) 목사는 최근 본보 인터뷰에서 “아픔의 역사를 씻고 건강한 교회를 만들고픈 열망이 컸다”며 “우리의 통합이 한인 교계의 본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바랐다. 새로 태어난 한길교회는 성인 550여명, 어린이 300여명 등 전체 교인이 약 850명에 이르게 됐다.

노 목사는 “한 쪽이 다른 쪽에 흡수당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지 않도록 사역자와 평신도 리더십, 교회 조직 등 모든 면에서 동등한 합병을 했다”고 강조하고 “모두가 새 교회 사역팀에 소속돼 열심히 해 주는 것이 고맙다”고 말했다. 또 “두 교회 출신들이 서로 어색함을 가질 수 있어 사전에 기도를 많이 했다. 교인 모두가 하나 됨을 반기며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교회 측은 하나 된 신앙공동체의 이름을 정하기 위해 교인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한 뒤 몇 개 최종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를 거쳐 ‘유일한 길’(the way)인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같은 길을 가겠다는 뜻을 가진 ‘한길교회’를 선택했다.

한길교회는 영적 도약을 앞두고 약 80만달러를 들여 1920년대에 오페라 극장이었던 4층 높이 예배당(연면적 6만스퀘어피트, 본당 480석)을 새 단장하고 공간을 넓히는 공사를 하고 있다. 오는 26일에는 ‘사역박람회’와 ‘비전나눔’ 행사를 열어 교인들에게 봉사를 권유한다. 내년에는 리더십 트레이닝을 본격 실시할 예정이다.

‘문턱이 낮은 목회’를 모토로 목양실을 오픈하는가 하면 설교준비를 목요일까지 마치고 주말을 교인들과 가족을 위해 비워놓는다는 노 목사는 “목회자와 교인간 친밀도를 높이는 한편 양육에 초점을 맞추어 사역하겠다”고 다짐했다.

“집에 있으면 뒹굴다 시간을 낭비하기 십상”이라며 월요일에도 교회에서 보내는 그는 “이번 통합에는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다. 어떻게 코리아타운과 라티노 이웃들을 섬기며 하나님의 빛을 드러낼 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한길교회는 내년 1월 통합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예배를 가질 예정이다.


<김장섭 기자>

헤브론교회와 세계로교회가 통합해 새롭게 태어난 한길교회의 피코와 크렌셔 인근 예배당.

통합과정을 설명하는 노진준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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