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학부모의 지나친 치맛바람

2010-12-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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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를 맞아 일부 한인학부모 사이에서 도에 넘는 치맛바람이 불고 있어 뜻있는 한인학부모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일부 한인부모들이 자녀가 재학중인 학교 교장 및 교사들에게 줄 크리스마스선물을 명목으로 한인학부모들에게 비용을 공동 부담하자는 취지하에 학생 일인당 분담금에 관한 통보문을 보내 이를 받은 학부모들이 매우 불쾌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문제의 학부모들이 교사를 위한 선물마련 비용조로 한인학생 일인당 10달러씩 보내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난데없이 통지문을 접한 한인부모들은 시간부족에다 바쁘고 영어미숙으로 학교와의 관계가 원활하지 못하다고 해서 이런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한인학부모들의 이러한 관행은 오래전 미국사회에 알려지면서 뉴욕타임즈가 한인부모들의 지나친 치맛바람을 꼬집은 적도 있다. 미국의 교육계에서 볼 때 너무나 이해되지 않는 일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당시 문제가 된 것도 한인학부모들이 교사에게 고가의 선물을 주거나 현금을 제공함으로써 일어난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교장이나 교사에게 학부모들이 고가의 상품이나 현금을 선물로 제공하는 일이 아무렇지 않게 생각되는 관행일지 모르나 이곳은 다르다. 미국의 교육계는 교사나 교직원들에게 스승의 날이나 생일, 혹은 학기말이나 학년말에 감사의 표시를 할 때 일인당 50달러 이상의 선물은 금지하고 있다.

학급에서 공동으로 거두는 비용도 한 학생당 5달러-7달러를 넘을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런데도 굳이 한국에서처럼 일부 생각없는 한인부모들이 필요이상의 치맛바람을 보여 한인부모들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미국 교육계의 물을 흐려놓는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일부 미국교사들 사이에서는 ‘한인 학부모’ 하면 ‘고가의 선물’ 혹은 ‘현금 제공’ 하는 부모 하는 식의 등식을 생각한다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도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말 문제
이다. 한국에서 하던 잘못된 습관이나 관행을 이곳에까지 와서 답습하는 한국식 치마바람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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