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교회가 미주교회 돕는다

2010-12-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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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미주교회 돕는다

내년 초부터 미주 내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돕는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한국 ‘새로운교회’ 한홍 목사는 “부족한 사역인데 신문을 통해 알려지는 게 부끄럽다”면서 “한국에서는 도움을 받았던 어느 미자립교회 목사님이 그후 보태서 좋은 일을 계속하라며 100만원을 보내오는 감동적인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창립 15개월된 ‘새로운 교회’
미자립교회 목사 10명 선정
새해부터 활동비 등 지원

창립된 지 15개월 밖에 안 된 한국의 ‘새로운교회’(www.saeroun. tv)가 지난해와 올해 걷힌 추수감사헌금으로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의 작은 교회 목회자를 돕는 사역을 시작하기로 해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14세 때 이민 와 미국에서 성장한 뒤 1999년 한국으로 돌아가 사역 중인 1.5세 한홍 목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서울 서초동의 새로운교회는 내년 초부터 1년간 미주 지역 미자립교회(교인 100명 미만) 목회자 10명을 선정, 도서비와 목회활동비조로 1인당 매달 200달러씩 연 2,400달러를 지원하는 ‘러브 펀드’ 프로젝트를 시행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이는 예비비를 포함해 1년에 총 3만달러에 달하는 액수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자체 성전이 없는 한국교회가 미주 교회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같은 일을 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는 점에서 교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젊은 시절 개척교회 목사 아들로서 많은 고생을 했던 한 목사는 15일 전화 인터뷰에서 “2주 전 미국에서 집회를 인도할 때 아직도 목사가 기름값이 없어 차를 운행하기 어렵고 사모님들이 투잡을 뛰어야 하는 어려운 교회가 많음을 확인했다”며 “목사님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하려는 작은 일이 보도되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영향력 있는 단체와 지인들의 추천을 받아 건전한 목회철학과 실력을 갖추고 자기 발전에 대한 의욕이 있는 분들을 선정하려고 한다”며 “믿고 돕는 것이기에 지원받는 데 대한 어떤 의무도 없다”고 말했다.

새로운교회는 대상 목회자들을 영적 동역자로 삼아 전 세계 명문대에서 유학 중인 연구원들이 내년부터 매년 보내 올 각 분야의 지식 콘텐츠는 물론 한국교회 최신 목회동향에 대한 한 목사의 칼럼도 제공할 계획이다. 또 ‘기도, 하늘의 능력을 다운로드 하라’ ‘리더여, 사자의 심장을 가져라’ ‘거인들의 발자국’ 등 탁월한 리더십 강의로 유명한 한 목사의 저서 전부(지금까지 11권)도 증정한다. 목회자들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사역환경에서 도태되는 일이 없도록 하려는 배려에서다.

교회 측은 1년 동안 프로젝트를 운영해 본 뒤 평가를 거쳐 계속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약 1,200명의 교인이 출석하는 새로운교회는 지난해와 올해 들어온 약 1억3,000만원의 추수감사헌금을 한국 내 미자립교회, 외국인 노동자, 해외 선교사 등을 돕는 데 사용해 왔다.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목회자 가정이 많음을 감안, 목사 커플 130명이 참가하는 1박2일 무료 세미나도 내년 1월에 열기로 하고 준비 중이다.

뿐만 아니라 조만간 다른 교회들과 협력해 서초구에 있는 4만5,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과 교회 재정을 연결하는 봉사 사역을 내년 중에 출범시킬 예정이다.
한 목사는 “건물에 대한 욕심을 밀어내고 베푸는 일에 힘썼더니 하나님께서 더 많은 것으로 채워주시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며 “앞으로 뜻있는 대형 교회들과 힘을 합해 다른 교회들도 부흥할 수 돕는 사역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한 교계 관계자는 “새로운교회의 러브 펀드 브로젝트는 개교회주의와 물량주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개신교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라며 “이런 교회들이 많이 나올 때 교계에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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