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타교회와 상생 추구”

2010-12-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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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가주사랑의교회 담임청빙 원칙 공개

개척·부임 4년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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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욱 목사의 이임 이후 3대 담임목사 선임작업에 돌입한 미주 최대 한인 신앙공동체 ‘남가주사랑의교회’가 청빙과 관련한 원칙을 구체적으로 공개해 눈길을 끈다.

당회가 지난달 담임목사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한 가운데 교회 측은 최근 인테넷 홈페이지 www.sarang.com에 ‘청빙을 준비하며 남가주사랑의교회가 세운 몇 가지 원칙들’이란 글을 올렸다. 이 포스팅은 무려 3,100여건(8일 오후 현재)에 달하는 클릭건수를 기록하고 있어 이 교회의 청빙이 남가주 등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 한인 개신교계의 초미의 관심사임을 반영했다.


이 글에서 교회 측은 먼저 “담임목사가 한어권인지 영어권인지보다는 이민자들의 마음과 삶을 얼마나 이해하는 지에 더 큰 비중을 두고자 한다. 언어가 부족하더라도 생명을 걸고 양떼를 돌볼 수 있는 목자가 온다면 성도들에게 큰 복이 될 것”이라고 밝혀 물색 범위를 외국까지로 넓혀 잡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제자훈련에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예수의 온전한 제자 만드는 비전에 헌신한 사람에게 우선권이 있다”고 밝혀 교회부흥의 초석이 되었던 ‘훈련 목회’의 길을 변함없이 걸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같은 비전을 가져야 사역의 승계 및 발전이 가능하기에 방법과 양식은 달라도 제자훈련 사역의 열매가 있는 이를 청빙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교회 측은 특히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른 교회에 피해를 주는 방식은 선택하지 않기로 했다. 존립 자체가 어려워질 교회의 목사는 청빙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살기 위해 다른 교회를 넘어뜨리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구체적으로는 금방 개척했거나 부임한 지 대략 4년 미만인 목회자는 아무리 능력이 출중하고 꼭 필요해도 현재 섬기는 교회의 부흥을 위해서 청빙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 원칙은 불과 7년 새 담임목사를 2차례나 한국으로 떠나보내면서 겪은 아픔 때문에 정해진 것으로, 상생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감동을 주고 있다.

교회 측은 “이같은 원칙에 따르다 보니 우리 입장에선 안타까운 점들이 많이 발생했다. 성도들이 좋아하는 여러 목사들이 논의조차 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주님의 교회가 함께 부흥하고 함께 살아야 하겠기에 이같이 방향을 정했다”며 교인들의 양해를 구했다.

남가주사랑의교회의 차기 담임목사 후보는 당회가 1인을 확정, 본인의 승낙을 받은 뒤 등록한 세례교인들로 구성되는 공동의회의 승인을 얻는 최종단계에서야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담임목사 확정에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1년 혹은 그 이상까지 걸릴 전망이다.

한편 한국 월간 ‘목회와 신학’ 최근호는 5년 이내에 담임목사가 바뀐 한국 교회 38곳을 상대로 목회자 청빙 절차 및 기준을 파악한 결과를 지난 11월호에 실었다. 조사에서 교회들은 가장 중요한 청빙 기준을 묻는 질문(중요도 순으로 1, 2순위 기입)에 1순위로 12곳(31.6%)이 설교를 꼽았다. 성품(11곳), 목회철학(10곳), 경력(2곳) 등이 뒤를 이었다. 2순위로는 가장 많은 14곳이 성품을, 그 다음 9곳이 평판을 들었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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