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권 미지정 지역

2010-12-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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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준 업(자유기고가)
동아시아 바다에 산재해 있는 섬들에 대한 주변 국가들간 영유권 분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지난 9월 쎈카구(중국명:댜오위다도) 열도를 둘러싸고 중국 어선 나포, 선장 구속, 희토류 수출금지 압력에 선장 석방 등 한 차례 충돌이 있었다. 한편 11월 1일에는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국가 원수로서는 최초로 쿠릴열도 남방 4개 섬 중 하나인 쿠나시르(일본명:구리나시리)를 방문하면서 러, 일 간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쎈카구 열도의 경우 1969년 UN이 이 일대 해저에 막대한 자원이 대량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이 지역의 영유권 분쟁이 시작되었다. 일본은 1895년 청일전쟁에서 승리, ‘무주지’ 선점 원칙에 따라 쎈카구 열도를 자국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과 대만은 중국인이 1534년 가장 먼저 발견했으며, 청나라 강희제 때 중국인들이 이 섬에 신당을 짓고 제사를 지냈다는 역사적 기록들을 제시하면서 자국의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은 센카쿠 열도 일대에서 미·일 합동 군사 훈련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실시될 경우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
다.

쿠릴열도 남방 4개 섬은 일본이 개항할 당시인 1855년 러시아와 맺은 러·일 통상우호조약 이후 일본 영토로 편입됐다. 그러나 1945년 일제가 태평양 전쟁에서 패할 때 소련군이 이곳을 점령하고 지배 중이다. 구 소련은 1956년 일·소 공동선언으로 시코탄과 하모마이 2개 섬을 양도한다고 약속하고 1997년에는 “2000년까지 해결한다”고 합의한 바 있으나 현재까지 미 해결 상태에서 러시아 대통령이 열도를 전격 방문한 것이다. 중국 역시 남중국 해의 난사군도와 시사군도를 두고 중국, 타이완,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르나이 등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 지역들은 동아시아의 바다와 인도양을 연결하는 곳이어서 지정학적으로도 중요한 요충지로 보고 있고 중국은 남 중국해를 ‘핵심지역’으로 선포하고 최근 이 지역에서 대규모 실전 해상 군사훈련을 했다.

독도는 엄연한 한국 영인데 2008년 미국의 BGN(US. Board on Geographic Name)에서 ‘주권 미지정지역’이라고 데이터베이스에 표기한 것이 발견되어 한국 여론이 발칵 뒤집혀진 적이 있다.그 시기에 한·일 간 독도 문제로 긴장이 높을 때였다. 미 하원은 독도표기 변경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청문회를 열기로 했으나 일부 의원들이 BGN독도 표기 변경을 유보토록 하는 청원서를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 대통령은 즉각적으로 영토보전과 회복을 지시했다. 미국 국립지질원(USGS)의 지명위원회가 BGN의 ‘주권미지정 지역’이라고 표기하는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 11월 23일에는 서해 5도중 하나인 연평도를 김정일 부자가 무차별 공격을 했고, 어느 섬 하나에 상륙할 훈련도 북한군이 했다고 한다. 지금 한국은 섬을 시작으로 전쟁 상태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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