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연평도 포격 사태와 남북관계

2010-11-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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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서해 연평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보도에 의하면 지난 23일 오후 북한군이 연평도 민가를 향해서 무차별 포격을 가했다. 북한이 민간인을 상대로 사격을 가한 것은 6. 25전쟁 후 처음 생긴 일이다. 그래서 북한군의 숨은 의도에 대해 해명하기도 매우 힘든 일이다.

북한은 무엇 때문에 그와 같은 무모한 짓을 저질렀을까 갖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 한국해군의 천안함이 격침되었을 때는 북한의 어뢰가 격침한 것인지 아니면 좌초되었을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에 여론의 향방이 매우 애매하고 양분되었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로 격침되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주장, 유엔 안보리에 상정하여 진지한 토론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발생한 연평도 포격사건은 그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국제적인 여론이 북한에 매우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3대 방송 매체인 ABC, CBS, NBC와 다른 방송매체들은 일제히 북한의 만행을 규탄하고 나섰다. 북한이 왜 그와 같은 무모한 행동을 하였는지 분석하고 해명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북한의 세대교체와 연관이 있다고 보는 관측이다. 북의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DPRK)을 수립한 김일성의 사망후 그의 장남인 김정일이 정권을 승계했다. 공산주의 역사상 대를 이어 집권한 예는 처음 있는 일이다.

대물림으로 지도자를 선택한 북한은 또 제3대인 김정은을 내세우고 김정일을 승계하는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그것도 장남인 김정남, 차남인 김정철을 제치고 3남인 김정은이 승계를 하는 것이다. 공산주의 종주국인 러시아와 사회주의 강대국인 중화인민공화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봉건주의적 승계방식이다.

둘째는 김정일의 건강 상태이다. 북한에서 흘러나온 정보에 의하면 김정일 위원장은 술을 너무 많이 마시기 때문에 간질환으로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셋째는 김정일의 3남인 김정은이 장남 김정남이나 차남 김정철 보다 김일성을 빼 닮았고 김일성과 비슷한 통이 큰 성격의 소유자라고 한다. 김정일의 3남중 김정은이 후계자로 선택된 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발상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연평도의 포격은 김정은이 결정한 것은 아니고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결정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는 북한의 인민군을 통솔하고 있으며 김정은은 아직도 북한의 장성과 군부를 지휘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김정은의 승계후 북한의 정치와 외교는 어떻게 변할 것인지 예측해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북한의 지도층이 중시하는 것은 북한의 안보상황이다.

북한은 핵개발을 하는 것은 무엇보다 북한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 북한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전략은 미군을 철수시키고 한국의 국방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박정희 정권부터 자주국방의 슬로건으로 한국의 국방력은 상당한 수준으로 강화됐다. 그러나 미군의 병참과 후방지원 없이는 북한의 공격을 물리칠 능력이 부족하다고 한다. 다음정부는 한국의 자주국방을 강화한 후 북한과 대화를 하고 협상적 통일정부를 수립하는 미래전략을 확실히 세울 필요가 있다.

김 일 평 (정치학 박사/커네티컷 주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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