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한의 도발과 한반도 딜레마

2010-11-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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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주필>
1950년 6월 25일, 이 날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잊을 래야 잊을 수 없는 악몽의 날이었다. 새벽 4시 북한의 기습으로 발발한 6.25전쟁은 그야말로 민족적 참극으로 반세기가 넘는 지금도 우리들의 뇌리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뭣 모르고 잠자고 있던 남한의 모든 국민들을 아비규환으로 몰아넣은 6.25전쟁은 한반도를 순식간에 초토화시키면서 이 전쟁에 참여했던 미군 병사 4만 5000명을 포함, 남한의 군인과 민간인 600만명을 사상자로 만드는 엄청난 피해를 몰고 왔다. 이를 보고 겪은 지금의 60세 이후 한국인은 이 전쟁의 참상에 진저리를 치고 있다.

6.25 전쟁이 마무리되지 못하고 휴전된 지,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북한은 이 전쟁의 책임이 여전히 남한의 도발로 시작된 것이라며 발뺌을 하고 있다. 북한은 이후에도 남한을 계속 위협하며 아웅산 테러, KAL기 폭파, 판문점 도끼 만행, 금강산 피격 사건들을 일으키면서 억지를 부리고 있다.그러나 남한 전쟁의 상혼을 딛고 일어나 경제부국이 되어 이제는 세계 정상국가들과 보란듯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깡패집단이나 다름없는 북한을 아랑곳 하지 않고 지난 반세기 동안 남한의 국민들이 모두 한마음이 되어 열심히 노력하면서 땀흘려 일구어낸 결과다.

이것이 배가 아픈 것일까? 북한은 지난 3월 26일 또 남한 서해 바다에서 훈련중이던 천안함을 공격, 남한과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모든 국가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 때 공격으로 천안함은 두동강이 나고 아무 죄없는 선원 46명이 졸지에 목숨을 잃었다. 그러고도 북한은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도 없이 오히려 큰 소리만 치고 있다. 아니 이 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나 됐다고 1년도 채 안돼 이번에 또 다시 어이없는 도발을 감행했다. 대한민국의 영토를 아무런 겁 도없이 대낮에 무참하게 공격하고 나선 것이다. 23일 북한은 170여발의 해안포와 곡사포를 발사, 서해 연평도를 무차별 유린했다. 이로 인해 남한 측 해병대 2명이 사망하고 군인 15명이 부상했으며 섬 전체가 순식간에 불바다가 되어 남한을 충격 속에 몰아넣었다.


이 사건은 미국의 감사절을 바로 앞둔 재미 한인 모두에게도 엄청난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부른 6.25전쟁 이래 북한이 또 다시 직접적인 도발을 감행했다는 사실이 우리 모두를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민간인이 사는 마을에까지 공격을 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한국인들은 모두 두려움과 분노, 우려를 금치못하고 있다. 이들이 정말 우리와 같은 피를 나눈 민족인가, 저들은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민족이란 말인가, 우리는 이런 북한에 대해 과연 어떤 대응을 해야 하나. 이들이 남한에 폭격을 가했다고 우리도그들과 똑같이 대응할 경우 그건 분명히 양측간에 전쟁이다. 그렇다고 그들의 공격에 우리가 모르는 체 하고 있다면 그것 또한 말도 안되는 일일 것이다.

최선의 방법은 막무가내로 도발을 감행하는 저들을 강경하게 맞대응도 해야 하지만 어떻게든 저들을 잘 달래고 설득해서 국제사회로 나와 대화하게 함으로써 태도를 달리 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북한은 구호마다 군(軍)이 우위라는 강성대국임을 강조하고 언제나 군사력을 통해 무력으로 남북한을 통일을 한다는 게 목적이다. 아무리 퍼주어도 저들은 절대 감사를 모르고, 천안함 사태를 저지르고도 절대 미안해하지 않는 인정도 눈물도 없는 집단이다. 이번에도 역시 남측의 우선적인 군사 도발에 대한 대응조치라며 억지주장을 펴고 있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이 최근 한국 서해상에서 합동으로 벌인 군사훈련에 대한 반발심에다 화폐개혁 후의 피폐함 속에서 인도적인 차원에서 그동안 보내지던 식량과 비료마저 이제는 중단되고 나니 또 목이 마른 모양이다. 아니면 어떻게든 6자회담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벌이는 술수인가. 정전협정도 무시하고 툭하면 도발을 자행하고 나서는 저들에게 우리는 언제까지 끌려 다녀야 하나? 한반도 통일이 될 때까지 우리 민족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요,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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