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네트웍으로 ‘두루 사랑’ 실천”

2010-11-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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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1대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선출된 민종기 목사

“네트웍으로 ‘두루 사랑’ 실천”

15일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제41대 회장에 선출된 민종기 목사는 “교회, 봉사단체, 지역사회는 이민자들을 위한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며 “흩어져 있는 자원들을 연결해 ‘두루 사랑’을 실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개별 교회 남는 자원
필요한 곳 가도록 주선
무료 부흥강사 파견
작은 교회 성장 도와
1.5·2세 부회장 영입
차세대와 소통 강화


“1,350여개로 추산되는 남가주 한인교회들을 대표하는 단체의 수장으로 선출돼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겸허하게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는 가운데 훌륭한 선배들의 조언과 임원들의 협조를 바탕으로 어떻게든 교회들에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단독공천을 받아 지난 15일 열린 남가주기독교회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제41대 회장에 만장일치로 선출된 민종기 목사(53·충현선교교회 담임).


지난 1년간 수석부회장으로서 충실하게 일했던 민 회장은 본보 인터뷰에서 “교협은 교회의 공신력을 높여 기독교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며 “회장은 혼자 일하는 자리가 아니므로 원로 목회자, 학자, 단체장 등 이민사회의 우수한 자원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40년 역사를 뒤로 하고 새 시대를 맞는 교협이 마치 광야생활 40년을 끝내고 새로운 가나안 복지 시대를 연 이스라엘 민족처럼 새로워져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를 위해 ‘두루 사랑, 두루 굄’(thorough love)을 실천하는 것이 그의 비전. “흔들리는 책상다리 밑에 종이를 넣으면 든든해지잖아요. 그처럼 굄을 통해 교회, 봉사단체, 커뮤니티 등에 버팀목이 되어 주고 그들을 높여주는 일이 교협에게 맡겨진 사명 같습니다.”

“물론 우리가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조직도 아니고 자원도 한정되어 있다”고 전제한 그는 “하지만 모두가 자원을 모아서 함께 나누면 상당한 효과를 볼 것”이라고 낙관했다.

“한 예로 많은 교회에 성전용 긴 의자, 철제의자, 키보드 등 잉여 물품이 있는데 교협은 이것들이 필요한 교회에 전해지도록 연결하는 일을 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네트워킹이 제대로 되지 못해 자원이 사장되는 경우가 많음에 착안, 도움을 제공할 쪽과 받을 쪽을 매치해 주겠다는 것이다.

작은 교회들을 위해서는 ‘무료 부흥강사’ 시스템을 만들어 도움을 주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활동을 잘 하는 기독교 봉사단체들을 발굴,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갖도록 유도하는 방안 역시 그의 청사진에 들어 있다. 1년에 한 차례 발행돼 온 뉴스레터를 격월로 낼 것을 검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같은 구상의 배경에는 ‘교회(church), 봉사단체(corps), 지역사회(community)는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는 그의 평소 지론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이민신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심포지엄을 개최해 교회가 이민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지와 자녀들을 어떻게 미국의 리더로 키울 지를 고민하는 한편 세미나 등을 통해 이단의 침투를 막는 일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또 교협의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15명의 부회장을 정치색을 배제한 채 지역 등을 안배해 선임하고 1.5세나 2세를 2명 정도 영입해 미래 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밖에도 광복절 연합예배 때 이민자로 살면서 애국을 실천했던 도산 안창호 선생을 기리는 일, 자연재해 등의 돌발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며 사랑을 실천하는 일 등도 게을리 않겠단다.

그는 “자신이 개척한 교회를 33년간 잘 목회한 변영익 수석부회장(벧엘한인교회), 지난 1년간 든든한 울타리 역을 수행한 손수웅 이사장과 함께 일하게 돼 마음 든든하다”며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면서 사회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연합활동에 냉소적인 목회자들의 동참도 유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으로 1988년 유학 와 평신도로서 충현선교교회를 다녔던 민 회장은 소명을 받고 1990~97년 풀러신학교에서 신학 석·박사 공부를 하는 동안 이 교회 부목사로 섬겼으며, 귀국해 교수생활을 하던 중 담임목사 청빙을 받아 2002년에 컴백했다. 그 후 세계선교와 제자훈련에 초점을 맞춘 목회로 ‘충현 공동체’를 청장년 약 1,200명, 어린이 약 400명 등 출석교인 총 1,600여명에 달하는 튼실한 중형교회로 성장시켰다.


<글·사진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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