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방문중에 들은 이야기

2010-11-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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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KAPAC 회장)

얼마전 방문한 한국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 여러 가지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중에서 첫번째는 KOTRA본부에 있는 사람으로 콜롬비아 대학에서 유대인에 대한 연구를 하고 이스라엘의 KOTRA사무실에 오래 근무한 사람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AJC 제 2대 회장을 역임한 Jacob H. Schiff가 러일전쟁때 일본에 거금의 융자를 해줌으로써 일본이 전쟁에서 승리하게 되어 한국이 불행하게도 일본에 나라를 뺏기고 식민지가 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는 것.
우리가 자주 만나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AJC 사람들이 100여 년 전에는 러시아의 키시네프에서 유대인 학살을 한데 격분하여 반드시 러시아의 황제를 멸망시키겠다는 생각에서 러일전쟁을 앞두고 군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미국의 월가를 방문한 일본중앙은행 총재에게 조건없이 단숨에 5천 만 달러를 빌려주었다는 것이다.
그후 Jacob Schiff는 영국의 은행들도 설득하여 더욱 많은 돈을 일본에 빌려주게 하였고, 독일의 금융가까지 설득하여 돈을 빌려주게 하였다고 한다. 군자금이 절대 부족했던 일본은 이 자금으로 엄청난 양의 무기와 함선 그리고 소련을 이길 충분한 탄약을 구입하였다는 것이다. 전쟁을 통해 Jacob Schiff는 계속해서 상환기간이 넘은 융자금의 기간을 연장시켜 주었고, 스스로 2억달러가 넘는 거금을 융자해주어 일본이 러시아를 이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사관학교생도시절 ‘러일전쟁’에 대해 학습할 때 영국이 최신형군함과 엄청난 군사장비를 일본에 대주었고 이 함선과 장비로 무장한 일본해군이 러시아의 함대를 궤멸시켰다고 배웠는데, 이제야 Jacob Schiff가 빌려준 돈으로 일본이 영국에서 엄청난 군사장비를 구입하여 ‘러일전쟁’에서 승리로 이끈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쟁이 끝나고 Jacob Schiff는 외국인 최초로 일본의 궁중에서 명치천황으로 직접 ‘욱일장’ 훈장을 받았다고 한다. 100여 년 전에 뉴욕에서의 일어났던 사건이 강성한 일본을 만들었고, 이로 인해 우리 한민족은 나라를 잃고 피눈물 나는 고난을 겪었으니, 요즘 같으면 유대인들을 만나서 그런 일을 말릴 수도 있겠건만, 그 당시에는 아무 대책없이 당하기만 했던 우리민족의 슬픔을 생각하니 가슴이 저려왔다.
두 번째는 한 언론사 직원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들은 이야기다. 지금 여의도에는 재외동포선거권이 주어지고, 이로 인해 생길지 모르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수많은 교포들이 취득했던 외국국적을 포기하고 사무실을 얻어 놓고 난리라는 것이다. 그깟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무슨 대수라고 이런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또 하나는 얼마 전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을 지낸 도날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가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글에서 ‘러시아가 천안함 사태의 결과를 발표하지 않은 이유는 이명박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큰 타격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 주장은 한국언론에서 조사해본 결과 전혀 타당성이 없고 사실 무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후에 후속 보도도 없었고 대부분 언론에서 그냥 무시해 버렸다고 했다.
안타까운 점은 주한미대사와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을 지내면서 한국측으로 부터 많은 도움을 받은 사람이 한국이 어려운 순간에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가 있느냐 하면서 한국의 주류사회에서 매우 서운해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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