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개똥도 빛이 될 수 있다

2010-11-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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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구글(Google) 그룹의 회장 에릭 슈미드 씨는 무인(無人)자동차의 성공적인 실험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자동차가 혼자 알아서 어디에나 달려가는 것이다. “이 무인 자동차는 교통사고를 방지하며 사람의 시간을 절약해 주고 탄산가스를 내뿜지 않는 오늘의 교통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는 차”라고 개발 책임자 세바스천 드런 박사가 설명하였다. 뉴욕타임스가 두 주 전에 기사화하였지만 이미 9월 29일에 회사 측은 무인차의 출현을 예
고하였었다.우선 실험용으로 일곱 대를 만들어 캘리포니아에서 14만 마일을 달리게 하였는데 한 번의 실패도 없었다고 한다. 이 무인차는 스스로 속도 제한, 교통 사정, 주행 주변의 지도를 가지고 있어 명령에 따라 정확하게 움직인다. LA와 헐리우드의 복잡한 도심지에서도 사고 한 번도 안 내고 정확하게 달렸다.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고 빠르다고 한다. 우리는 상상을 앞질러가는 눈부신 시대에 살고 있다.

무인 자동차를 가진 한 주부의 미래 생활을 상상해본다. 한 주간 먹을 식료품 쇼핑을 다량으로 미리 할 필요가 없다. 두 시간 전에 무인 자동차에게 명령한다. “오늘 저녁은 스시를 먹겠다. 네 식구가 먹을 스시 재료를 사 오너라. 생선은 튜너와 삼치, 쌀 10Kg, 연두 콩 한 봉지, 와사비 한 개를 사라.” 무인 자동차는 동양식품점으로 달려가서 입구에 서있는 로봇에게 주부의
명령을 전한다. 로봇이 방송을 하자 순식간에 주문한 물품들이 운반되어 무인 자동차에 실린다. 청구서는 10분 뒤에 집의 컴퓨터로 들어와 수표를 보내면 된다. 무인 자동차는 아파트에 돌아와 물품을 ‘배달 슈트’에 넣고 “15층 9호실”하고 입력하면 압축공기를 이용한 ‘배달 슈트’는 30초 이내에 내 집 부엌에 물건들을 쏟아놓는다. 이 모든 작업에 소요된 시간은 불과 30분. 주부는 “수고했다.”고 한 마디 하고 무인 자동차는 “천만에요.”하고 대답한다.
무인 자동차 한 대 있으면 남편의 출퇴근, 아이들의 등교, 주말의 가족 피크닉 등 모든 교통문제가 가장 안전하게 해결될 것이니 우리의 생활 패턴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게 될 것이다.


필자가 1972년에 공상과학소설 <2072년>을 냈는데 필자가 공상한 내용의 절반쯤이 이미 현실화 되어있다. 과학의 발달은 정신을 차릴 틈이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엄청난 발명도 그 시작은 꿈으로부터 움튼다. 이 꿈을 공상, 생각, 연구, 실험, 예측 등 어떤 말로 표현해도 좋지만 결국 꿈이 새 시대를 낳는 것이다. 아이들이 엉뚱한 말을 하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라 기뻐하고 바로 지도할 일이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實狀)”이라는 성경 말씀이 있는데 “꿈이 현실이 된다.”는 뜻이다. 과학 시대는 곧 스피드 시대이다. 코미디언 페렐과 맥케이 씨는 투표일을 앞두고 그들의 웹사
이트 ‘웃지 않으려면 죽어라’에 청년층을 투표에 유도하는 코미디를 올렸는데 “투표는 10분에 끝낼 수 있지만 전쟁을 끝내려면 10년이 걸린다.”고 하였다. 투표기가 발달하여 무척 편하고 빨라졌다.

투표 자체는 1분이면 된다. 기다리는 시간을 합쳐서 10분이다. 물론 집계도 빨라서 투표 당일 자정이면 당락이 결정된다. 이렇게 스피디한 과학 시대에 살면서 과거나 들추고 케케묵은 이야기나 늘어놓고 있으면 잠간 사이에 후진(後進)인간, 후진 사회, 후진 교회로 낙후(落後)한다. “개똥도 빛이 된다.”는 신문 기사가 실렸다. 매사튜셋 주 캠브릿지에 사는 미술가 매튜 마조타 씨는 사람들이 개를 공원에 데려가서 변을 보게 하는데 좀 더 빠르고 편한 처리 방법이 없을까 하고 연구하다가 ‘개똥 전환기’를 발명하였다. 개똥을 여기에 넣기만 하면 즉시 개똥은 메탄가스로 바꾸어져 공원 내 모든 램프에 불을 켤 수
있다고 하며 이미 캠브리지의 공원 몇 곳에서 시행중이다. 전진적인 과학정신을 가지면 개똥도 빛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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