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한 생명, 한 영혼의 귀중함

2010-10-3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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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것은 생명이다. 생명은 사람을 포함해 모든 생물에게 주어져 있다. 살아있는 목숨은 모두 생명체이다. 한 생명체가 이 땅에 탄생하는 것은 기적이다. 그러니 사람의 생명만 귀중한 것은 아니다. 다른 생명체의 생명도 아주 귀중한 것이다. 그것은 생명 그 자체에 우선순위를 둘 때에만 가능하다. 말을 풀어본다. 생명 그 자체에 우선순위를 둔다 함은 생명을 가지고 있는 그 종의 입장에서 볼 때에만 그 생명체는 아주 귀중한 것이 된다는 뜻이다. 파리 한 마리가 날아다닐 때 사람은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엔 날아다니는 파리를 귀찮아한다. 그리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파리채로 파리를 잡아 쓰레기통에 집어넣는다.

이런 경우에 그 파리는 아주 쓸데없는 생명이 되어 죽고 만다. 모기도 마찬가지다. 잠을 자는 데 모기가 왱왱 거린다. 사람들은 그 모기를 잡아야 잠을 잘 수 있다. 언제 모기가 날아와 살의 피를 빼먹을는지 모르니 잠을 못자는 것이다. 온 식구가 일어나 모기 한 마리 사냥에 나서 모기를 죽인다. 모기의 생명은 그것으로 끝이다. 사람이 파리나 모기를 보았을 때 파리나 모기는 사람에게 해를 주는 곤충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곤충의 입장에서 볼 때엔 모기와 파리 한 마리의 생명도 살아 있는 생명 그 자체가 된다. 그러기에 생명 그 자체를 놓고 볼 때엔 파리의 목숨도 다른 생명체의 목숨과 같이 귀중한 것이 된다. 이것은 사람이 곤충이 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비밀이기도 하다. 곤충 한 마리의 생명도 그 종의 입장에서 볼 때 이렇게 귀중한 것이라면 하물며 사람의 생명은 어떠랴. 사람들은 사람을 부르기를 “만물의 영장”이라고 한다. 또 어느 종교에서는 “한 사람의 영혼은 우주보다 더 귀하다”고도 한다. 그런 귀중한 생명을 간직한 사람들이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생명을 어떻게 취급하고 있는가.

얼마 전 한 젊은 목사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그의 목회가 앞으로 꽤나 성장할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그것은 그가 갖고 있는 목회철학이 아주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한 영혼에 목숨 거는 목회”가 바로 그의 목회철학이다. 그는 아내를 한국에 두고 혼자 미국에 들어와 목회를 시작했다.2001년 7월부터 룸메이트 하는 청년 혼자를 두고 3개월을 설교했다고 한다. 8개월 후 부인이 들어왔다. 1년 후 유학생을 포함한 6명의 교인으로 늘어났다. 2년 후 13명의 교인이 되었다. 3년 후 18명의 교인이 되었다. 3년이 되었을 때, 그는 “하나님께서 한 영혼의 소중함을 보게 해 주셨다”고 간증했다.그가 목회하고 있는 교회는 현재 아동을 포함해 100여명으로 늘어나 있다. 약 10년 만에 100배의 결실을 본 것이다. 재정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그 교회는 어려운 형편에 있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등 인재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그 목사는 말한다. “성도 한 명이 곧 교회이며 성도 한 영혼에 최선을 다하는 목회를 하고 있다”고. 파리 한 마리나 모기 한 마리의 생명도 생명은 생명이다. 그래서 어느 종교에서는 파리 한 마리도 살생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 종교의 사상 중에 윤회라는 것이 있어 파리의 전생이 사람일 수도 있고 또 그 파리가 죽어 다시 태어나면 사람으로 태어날 수도 있으니 그렇다는 것이다.


현재 우주 안에 생명체를 갖고 있는 행성은 지구밖에 없다. 과학자들이 다른 행성에 생명체가 있음을 발견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없다. 사람을 포함한 수많은 종의 생명들이 이 지구 안에는 살고 있다. 그중에도 사람이란 생명은 가장 귀중한 생명이다. 그토록 귀중한 생명을 갖고 사는 우리네 인생들은 그 귀중함을 잘 모르고 살아가는 것 같다. 한 생명에 한 영혼. 종교에서 얘기하지 않아도 한 생명과 한 영혼은 그 무엇 하고도 바꿀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귀한 것이다. 다이아몬드가 산처럼 쌓였으면 무엇 하나. 생명줄이 끊기면 그 많은 다이아몬드도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 자신의 가치는 자신의 생명에 달려 있다. “한 영혼에 목숨 거는 목회를 하고 있다”는 그 젊은 목사의 이야기가 귀에 생생하다.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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