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제2, 제3의 기림비 건립을 기대하며

2010-10-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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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사회 2팀 차장)

지난 23일 ‘일본군 강제 위안부 기림비’가 미국 땅에 처음으로 세워졌다.
연방하원에서 2007년에 ‘일본군 강제위안부 결의안(H.R 121)’이 통과된 지 약 3년 만에 역사적인 ‘일본군 강제 위안부 기림비’가 미국 땅 뉴저지에 세워진 것이다. 한인 밀집지역인 뉴저지 팰리세이즈팍 공립도서관 왼편 화단에 들어선 가로·세로 약 1미터 크기의 이 기림비에는 “1930년대~1945년까지 일본 제국주의 정부 군대에 유린된 20여만 명의 여성과 소녀들을 기린다.

‘위안부’로 알려진 이들은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인권침해를 당했으며 우리는 인류에 대한 이 잔혹한 범죄를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는 문구가 선명하게 새겨져있다. 이날 기림비 제막식에 참석한 100여명의 한인들은 감격어린 시선으로 기림비를 바라보며 일본 제국주의의 인권유린을 규탄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기림비 건립을 주도한 뉴욕뉴저지한인유권자센터 김동찬 대표는 이날 “일본의 만행이 역사 속에 잊혀가는 것을 가장 안타까워했던 강제 위안부 생존자 이용수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게 됐다”며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잊기 않기 위해 미전역에 세워진 홀로코스트 기념관처럼 일본군 강제위안부 피해자들을 잊지 않기 위한 기림비 건립사업이 미전역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
고 밝혔다.

일본은 미 연방하원이 ‘일본군 강제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피해자에 대한 사죄를 촉구했음에도 이제껏 이를 철저히 무시해왔다. 오히려 막강한 자금력과 외교력을 총동원, 미국내 위안부 기림비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인단체에 압력을 가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세워진 기림비는 이 같은 일본의 외압에도 불구하고 민·관 협력으로 일궈낸 성과물이라 앞으로 진행될 기림비 건립사업의 역할 모델이 되고 있다. 알려진 대로 이번 기림비 건립은 버겐카운티 정부가 비석을, 팰팍시가 부지를, 한인사회가 1만여 달러의 건립기금을 모금하는 등 상호협력으로 성공적인 건립을 이끌어낸 사례다. “미국의 손을 들어 일본의 빰을 때린다”는 유권자센터의 전략이 미전역 한인사회로 확산돼 제2, 제3의 일본군 강제위안부 기림비가 미국 땅 곳곳에 연이어 세워지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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